호텔리어를 꿈꿨던 그녀가 무대에 섰다. 170cm 가까운 큰 키에 청순한 외모를 갖춘 그녀의 손짓에 장충 실내체육관을 찾은 팬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춤’이 좋아서 시작한 치어리더의 길. 스스로가 생각하는 매력을 묻자 ‘귀여움’이라고 답한 그녀. 매력 가득한 치어리더 천온유(24)를 만났다.
“제 담당은 귀여움”
“안녕하세요. GS칼텍스 에너지걸스 치어리더 천온유 입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하자 정석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다시 한 번 ‘매력’을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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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자기 소개 뒤 따라온 수줍은 고백. 민망한 듯 웃으며 ‘귀여움’을 맡고 있다고 ‘셀프 소개’를 했다.
천온유의 대학 시절 전공은 ‘호텔경영학과’다. 학창시절 호텔리어를 꿈꿨던 그녀였지만, 꿈과 현실은 달랐다. 실습을 하던 중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에 빠졌던 순간.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추천받았다. 누구보다 천온유를 가까이에서 본 그 사람. 바로 친언니의 조언이었다. “춤추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언니가 추천해줬어요”
첫 치어리더 인연은 2017년 겨울 GS칼텍스에서 맺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된 치어리더. “사실 그 전까지는 치어리더가 열심히 춤만 추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눈에 안 보이게 하는 것이 많더라고요. 경기를 위해서 준비하는 것도 많고, 무대 뒤에서 언니들도 참 많이 고생한다는 것을 느꼈어요”고 털어놓을 정도로 치어리더 세계가 낯설었다.
어색했던 시작과 다르게 이제는 어느덧 ‘간판 치어리더’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퇴근길 그녀를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스스로도 치어리더 매력을 깨달아갔다. 천온유는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직업이니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와요. 많은 춤을 추다보니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직업”이라고 웃었다. 이어서 “팀이 이기면 팬도 하나가 되고 정말 기쁘다. 응원 소리도 질 때보다는 이길 때 아무래도 더 크다보니 많은 힘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힘들 때도 분명 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항상 미소 지어야 하는 만큼, 힘든 일이 있어도 표정을 감추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다. 천온유는 “사람들이 응원을 안 따라줄때도 힘들지만,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웃어야 하니 힘든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창원의 딸 ‘서울살이’, 든든한 버팀목 친언니”
치어리더의 길을 알려준 언니의 ‘A/S’는 확실했다. 창원에서 올라와 함께 살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 역할까지 톡톡히 해주고 있다.
천온유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취를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에도 기숙사에서 지내서 그런지 사실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는 것에 대해서 힘든 점은 없어요. 무엇보다 언니가 항상 많이 챙겨줘요. 여름이 되면 영양제도 챙겨주면서 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줘요. 뒤에서 든든하게 많은 힘을 주고 있는 존재입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집에서 역할 분담은 확실하다. 요리는 ‘언니’ 청소는 ‘온유’였다. “언니와 제가 성향이 많이 달라요. 언니는 요리 같은 것을 잘하는데 정리에는 조금 약하고, 저는 요리는 못하는데 정리는 어느정도 하거든요. 서로 조금은 다른 덕분에 역할 분담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언니가 가장 고마워요. 옆에서 항상 잘 챙겨둔 덕분에 힘을 내서 일을 할 수 있어요”라고 진심 가득 메시지도 남겼다.
“배구의 매력? 강력한 스파이크죠.”
배구 치어리더를 하다보니 배구 사랑도 남다르다. 천온유가 꼽은 배구의 최고 매력은 역시 강력한 ‘스파이크 한 방’. 천온유는 “코트에 힘있게 꽂히는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도 함께 풀리는 것 같아요”고 이야기했다.
170cm의 큰 키를 갖췄던 만큼, 배구를 했다면 잘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배구를 자주 보니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라며 “근데 이제 너무 늦었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GS칼텍스 승리를 위해 앞장 서서 응원하는 ‘에너지걸스’ 천온유에게 ‘주목할 선수’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많은 선수의 얼굴이 떠올리며 고민에 빠진 천온유의 선택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를 닮아 ‘장충 쯔위’로 불리고 있는 박혜민의 이름을 말했다.
천온유는 “멀리서 봐도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라며 “정말 잘됐으면 하는 선수”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혜민의 별명을 몰랐는 듯 ‘장충 쯔위’라는 별명이 있다는 이야기에 “정말 닮았다”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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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같은 휴식. 천온유의 취미 생활은 무엇일까. “최근 컴퓨터를 새로 샀는데 게임에 푹 빠졌어요.” 같은 소속사 이나경, 서현숙 치어리더는 소문난 ‘게임꾼’이다. 천온유 역시 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즐기고 있는 게임은 ‘배틀 그라운드’.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죽여야 하는 게임이다. ‘성격, 태도가 온화하다’라는 뜻을 가진 ‘온유’라는 이름과 같이 “총도 잘 못 쏜다”고 웃었지만 이내 “배우고 있어요. (서)현숙 언니가 잘해서 요즘 열심히 알려주고 있어요”라고 눈빛이 빛났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다.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이야기꽃을 피우면 답답했던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린다고 이야기했다.
“고민인 미래. 첫 목표는 ‘치어리더 3대장’”
20대 초반에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사회 생활. 그러나 또래들과 비슷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치어리더라는 직업 자체가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만큼, ‘평생 직업’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천온유도 “사실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직 결정을 못 내렸네요”라고 털어놨다.
아직 막막한 미래지만 지금은 치어리더의 길을 걷는 만큼, 힘껏 앞으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료 언니들은 천온유에게 활력소와 같은 존재이자 롤모델이다. 천온유의 눈을 사로잡은 치어리더는 박소진 치어리더다. 춤을 좋아하는 만큼, 박소진 치어리더의 남다른 춤 실력에 감탄했다. “(서)현숙 언니, (이)나경 언니 모두 춤선이 이뻐요. 근데 (박)소진 언니의 춤은 정말 힘있고 멋있어요. 춤을 추다보면 힘이 많이 필요한데, 소진 언니는 춤에서 파워풀한 모습이 느껴져요. 또 안무도 굉장히 빨리 외우시고요”라고 부러워했다.
보고 배우는 만큼 언니들의 뒤따르고 싶다는 것이 일단 천온유의 첫 목표. 언니들에게 많이 고마워요.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고, 제가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주기도 해요”라며 “언니들처럼 멋진 치어리더가 되려고 해요”라고 밝혔다. 이어서 천온유는 “(서)현숙이 언니, (이)나경 언니에 뒤를 이어서 미래의 ‘치어리더 3대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담은 말을 전했다. “팬들이 있어서 항상 흥이나고 무대에서 더욱 힘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해요. 앞으로도 많은 호응 부탁드려요”
/글= 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