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의 고향’ 보르도, 크리스마스 앞두고 보인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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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5일, ‘2019-2020 프랑스 리그 1’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를 앞둔 지롱댕 보르도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0도 정도의 선선한 날씨였지만 그 후 2019년의 홈 경기가 없기 때문이었다.

스트라스부르와 경기를 앞둔 보르도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7승 5무 5패 승점 26점으로 7위에 올라있던 보르도는 최근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른 크리스마스였지만 보르도 홈 구장은 2가지 얼굴을 선보였다. 보르도 현지 트램 C라인을 타고 파크 드 엑스포지션역(Parc des Expositions)에서 하차하면 오른편에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가 위치한다. 물론 현지에서는 경기장 이름이 바뀌었다. 스폰서쉽에 따라 스타드 마트뮈 아틀랑티크(Stade MATMUT Atlantique)로 불린다.


경기 시작 2시간전에 트램을 타고 현장에 방문했을 때 예상과는 달랐다. 유럽 축구에서 보이는 폭발적인 관중은 없었고 소소한 마을 잔치 같은 모습이었다. 작은 무대를 중심으로 범퍼카와 바이킹 등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먼저 경기장을 방문한 가족관객들은 충분히 즐겼다. 또 보르도 구단에서 준비한 가벼운 선물도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파란색 모자였다.

경기장에 미리 모인 관중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르도의 색깔인 파란색 모자를 쓰고 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겼다.

경시 시작 1시간 30분 정도가 되자 경기장 앞 분위기가 바뀌었다. 구단 운영에 불만을 품은 보르도 서포터스들이 나타났다. 직전 님 올랭피크와 홈 경기서 경기장에 난입한 보르도 서포터스들은 이날 자신들의 응원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또 평소보다 더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 일반 관중들과 다른 경로로 입장했다. 특별히 마련된 창구를 통해 먼저 검색을 받은 그들은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엄격한 통제를 받았다.

보르도 팬들의 불만은 분명했다. 프랑스 축구의 레전드인 지네딘 지단의 고향인 보르도는 리그 1에서 역사가 두 번째로 깊다. 그런데 미국 자본이 구단을 인수한 뒤 티켓 가격 등을 올리면서 불만이 커졌다. 또 좋은 성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팬들의 불만이 가득해졌다.

경기를 지켜보는 서포터스들의 응원은 대단했다. 홍염을 터트리며 열정을 과시했고 2층으로 쫓겨난 그들의 발걸음에 경기장이 흔들릴 정도였다. 일반 관중들도 자신들의 전사들에게 응원을 보냈지만 경기는 홈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당시 하위권이던 스트라스부르에 보르도는 석패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황의조를 교체 투입했으나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던 관중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특히 경기장 반대편에 있는 공원으로 서포터스들은 몰려가 자신들만의 축제를 펼치며 2019년 홈 경기를 마무리 했다.

‘국내 일시 복귀’ 황의조
2019년 12월 15일 황의조는 쉼표를 찍었다. 홈구장인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19-2020 프랑스 리그 1’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서 후반 교체 투입된 후 한국으로 복귀했다. 황의조가 국내에 복귀한 이유는 2020년 여름 소화해야 하는 4주 기초군사훈련을 위한 행정절차 마무리 때문이다.

2013년 성남 일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황의조는 가능성을 인정 받던 공격수였다. 물론 당시만 하더라도 유망주였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라날 것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2017년 폭발력을 선보인 황의조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면서 더 빛나기 시작했다.

2018년 황의조는 폭발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점점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연달아 골을 넣으며 인상깊은 활약을 선보였고 시즌 중반 득점 선두에도 이름을 올렸다.

폭발적인 성과를 얻자 그는 대표팀에 발탁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문전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는 황의조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고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의 잠재력이 더 폭발한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었다. 와일드카드로 팀에 합류한 황의조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당했다. ‘성남의 아들’이었지만 그가 자란 성남의 한 시 위원은 축구협회 적폐라며 그를 몰아 세웠다.

아시안게임서 7경기에 나선 황의조는 9골-1도움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변했고 병역특례에 유럽 진출까지 성공했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16경기에 나서 3골을 기록중이다. 파울로 소자 보르도 감독도 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보르도(프랑스), 우충원 기자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