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 12년 만의 금빛 포효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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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에 걸린 도쿄올림픽 출전권 1장을 획득했다.

6개국 출전, 낯선 녹아웃스테이지

이제 한국 야구의 목표는 분명하다. 최고의 전력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야구 종목 포디움의 꼭대기에 다시 한 번 올라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올림픽에 나서는 팀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전력을 확실하게 파악해 준비에 나서야 한다. 올림픽 본선에는 총 6개의 나라가 출전한다. 일단 한국을 비롯해 개최국 일본, 멕시코(프리미어12 아메리카대륙 1위), 이스라엘(유럽-아프리카 예선 1위) 등 4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본선 진행 방식은 낯설다. 2개 조로 나눠 오프닝라운드를 치른 뒤 순위에 따라 녹아웃스테이지로 진행된다. 각 조의 같은 순위끼리 녹아웃스테이지 첫 단계를 치른다. 한 번 패배는 만회할 수 있는 패자부활전이 있다. 오프닝라운드부터 금메달결정전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4경기, 최대 6경기를 치러야 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본선에 나설 나머지 2개국은 예선전을 통해서 결정된다. 오는 3월 22~26일까지 열리는 미주대륙 최종예선에서 1개국이 가려진다. 미국,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콜롬비아, 쿠바,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8개국이 참가한다.

뒤이어 4월 1~5일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최종예선에서 1개국이 올림픽 막차에 탑승한다. 세계최종예선에는 대만과 중국, 네덜란드, 오세아니아지역 예선 1위, 그리고 미주대륙 최종예선 2,3위 등 총 6개국이 마지막 결전을 치른다.

일본과 복수혈전
한국의 금메달 여정에 최대 적수는 단연 일본이다. 한국은 프리미어12에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최종전, 결승전에서 내리 패하며 준우승을 했다. 일본은 최정예 멤버는 아니었음에도 공수주의 탄탄한 전력은 한국을 능가했다. 일본은 올림픽 때는 리그를 중단하고 최정예 멤버가 출전할 것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만큼 일본은 사활을 걸고 임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일본만 신경써서는 안된다.이번 프리미어12 대회를 통해서 경쟁팀들의 전력을 가늠했다. 그리고 세계 야구의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본선에서 만날 멕시코는 변칙적인 투수 운영 등 단기전에 최적화 된 전력을 구축하며 전력을 뽐냈다.

세계최종예선에서 티켓을 따야 출전할 수 있는 대만의 경우 탄탄한 조직력으로 한국에 충격패를 안겼다. 올림픽 본선에 오를 경우 대만은 최대 복병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미주대륙 최종예선, 최악의 경우 세계최종예선을 거쳐야 하는 미국도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멤버들을 내세웠고 멕시코에 밀리며 티켓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야구 종주국의 자존심에 금이 간 만큼 MLB 유망주들을 최대한 수집해 대표팀을 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MLB 사무국에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올림픽 예선 및 본선 출전을 허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뿐만 아니라 올림픽 출전국 모두에 해당된다.

김경문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의 업적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야구 역대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우주의 기운’이 모두 한국에 몰리는 등 운도 따랐던 것이 사실. 최고의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대표팀 주축으로 올라선 ‘87라인’이 건재한 채 이정후, 김하성, 강백호 등 신예들이 주축 멤버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자리를 채워 양현종(KIA)과 원투 펀치를 이를 적임자도 찾아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대표팀의 수장은 12년 전과 같은 김경문 감독이다. 한국 야구 최대 업적을 이뤘던 ‘김경문호’의 기운이 12년을 흘러 도쿄올림픽에까지 닿을 수 있을까. ‘김경문호’는 다시 한 번 ‘금빛 포효’를 내지를 수 있을까.

/글=조형래 기자 jhrae@osen.co.kr,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