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수원과 이임생… 2020년 자존심 회복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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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했던 수원 삼성의 2019년이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FA컵에서는 달랐다.

수원은 지난 11월 10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과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서 고승범의 멀티골과 김민우, 염기훈의 쐐기골을 더해 4-0으로 승리했다.

앞선 1차전 원정서 0-0 무승부를 거뒀던 수원은 총합 스코어에서 4-0으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수원은 포항 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5회)팀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 내내 바람 잘 일 없었던 수원이지만 마지막도 쉽지 않았다. 8월이후부터 사실상 리그를 포기하고 ACL 진출을 위해 FA컵 우승에 올인했다. 그러나 8강(경주한수원)과 4강(화성 FC) 모두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치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힘겹게 진출한 결승도 쉽지 않았다. 1차전 대전 원정에서 시즌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 받던 측면 일변도의 공격과 부진한 중원과 마무리 등 부진한 경기력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다행히도 홈에서는 고승범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FA컵 우승을 들어 올리며 수원의 2019 시즌은 해피 엔딩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것은 다음 시즌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수원은 2018년 아쉬웠던 ACL 4강 이후 1시즌 만에 아시아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수원은 사실상 2019년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2020년 시즌 준비에 분주하다. 실제로 우승 직후 수원의 이임생 감독과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다음 시즌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감독 1년차를 마무리한 이임생 감독은 “다음 시즌 ACL 무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다. 구단이 신경써서 지원해줬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수원의 주장이자 상징인 염기훈도 구단에 다음 시즌 전력 보강을 건의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FA컵 우승후 화성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임생 감독은 “경기 당일만 우승을 기뻐할 수 있었다. 이후론 오히려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하며 “구단에 든든한 중앙 수비수와 혼자 해결해줄 수 있는 측면 공격수 보강을 요청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으로 포장하기에는 리그 성적이 너무 부진했다. 다음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수원 구단은 FA컵 직후 바로 다음 시즌 전력 보강에 착수했다. 인터뷰 당시에도 외인 영입에 분주했다. 수원은 지난 21일 캐나다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이자 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서 활약했던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도닐 헨리 영입을 발표했다.


이임생 감독이 계속 요구하던 무게감 있는 중앙 수비수이 실현된 것. 앞서 인터뷰서 이임생 감독은 다음 시즌 수비 전술에 대해 “상대에 따라 백스리와 백포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고 싶다. 경기 내용에 따라 계속 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헨리는 이러한 새로운 수원의 수비 시스템에 축이 될 선수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외인 공격수 영입에도 이미 착수한 상태다. 이번 시즌 수원은 애덤 타가트(20골)를 제외하곤 다른 공격수들이 부진했다. 가능성을 보여진 전세진도 상주 상무 입대가 유력한 상태다.

영입만큼이나 방출 작업도 분주하다. 이미 계약이 만료된 데얀을 비롯해서 바그닝요 등 전력 외로 평가받은 선수들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주한 선수단 정리를 통해 수원은 벌써 다음 시즌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FA컵 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2019년 수원이 성공을 거뒀다고 말하기엔 기대치가 너무 높다. 실제로 이임생 감독은 인터뷰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지만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라며 “첫 시즌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여러 문제를 겪었고 개선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이임생 감독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감독으로 두 번째 시즌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성적을 내야할 것”이라며 “ACL이나 FA컵 모두 중요하다. 이왕이면 이번 시즌 부진했던 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과 이임생 감독은 이번 시즌 오락가락 하는 모습으로 힘든 한 시즌을 보냈다. 그나마 막바지 FA컵 우승으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며 발빠르게 다음 시즌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2020년, 시행 착오를 이겨내고 다음 시즌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이인환 기자 mcadoo@osen.co.kr, 이균재 기자 dolyng@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