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핵심 모두 모인 벤투호, 레바논-브라질 원정 2연전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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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월 14일과 19일 레바논과 UAE 아부다비에서 레바논-브라질 2연전을 펼쳤다. 레바논과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4차전이었고 브라질과는 친선경기였다. 지난 2연전은 유럽파 선수들이 포함되는 2019년 마지막 A매치였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축구 대표팀은 2연전을 통해 기대이하의 성과를 얻었다. 첫 번째 레바논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굉장히 커 보였다.

힘겨운 북한 원정은 차치하더라도 레바논 경기는 굉장히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런데 믿었던 공격이 부진했다. 북한전 무득점 만큼이나 좋지 않은 경기였다. 부실한 모습을 보인 공격진은 골을 넣지 못했고 경기는 0-0으로 마무리 됐다.


축구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상하이 선화) 등 스타일이 다양한 아시아 최강의 공격수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음에도 약팀들을 상대로 2경기 연속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후방부터 차곡차곡 패스를 쌓아나가며 공격의 길을 뚫어가는 벤투 축구가 한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이 득점없이 경기를 마친 것은 4차례. 2018년 9월 칠레 그리고 1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2연전서 연달아 골을 기록하지 못했. 2019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서 0-1로 패했고 지난달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북한전 0-0 무승부다. 또 레바논전까지 포함하면 5차례 동안 골을 넣지 못했다.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와 상대의 밀집 수비를 한 번에 뚫어내는 데엔 때로는 선 굵은 ‘롱볼 축구’가 해답이 될 수도 있지만, 벤투 감독은 늘 비슷한 공격 방식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마무리가 문제였다. 강팀 혹은 약팀의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상대로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강력하게 상대를 압박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좋은 경기로 원하는 결과를 가져가겠다고 다짐했던 벤투 감독의 의지는 경기서 드러나지 못했다. 레바논전에 이어 브라질전까지 2연전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브라질을 상대로는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브라질의 순도높은 결정력에 밀리며 완패했다. 6년 만에 브라질과 맞붙어 패한 한국은 역대 전적 1승 5패가 됐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최다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에 승리를 거둔 브라질은 지난 7월 코파 아메리카 대회 우승 이후 A매치 5연속 무승(3무 2패)에 허덕이다 반전에 성공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허용한 3골 모두 수준 차이였다. 벤투 감독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맞대결을 펼쳤다. . 벤투 감독이 경기 후 “0-3으로 졌으니 사실 할 말은 없지만, 그 정도 스코어가 벌어질 경기는 아니었다. 내용은 치열했다”고 평가한 것처럼 과정이 나쁘지 않았으니 자신감이 생길 대목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한국과 완벽하게 다른점이 있었다.

브라질은 찬스를 골로 착실하게 연결했다. 결정력이 브라질과 한국 축구의 수준을 평가한 경기였다. 벤투호도 찬스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그 차이로 무너졌다.

벤투 감독은 2연전을 마친 뒤 여러가지 논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고 존중한다”라면서도 “레바논과 브라질전은 전술 자체도 다르고 선수 구성도 달랐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분명하게 돌아봐야 한다. 여전히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바논전은 2020년 다시 4경기를 더 치러야하는 월드컵 예선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브라질과의 경기는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져줬다.

특히 레바논전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원정경기라는 부담감으로 언제까지 변명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핑계일 뿐이다. 경기에 임하는 것은 상대와 우리 모두 똑 같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글=우충원 기자 10bird@osen.co.kr, 사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