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강소휘의 운명적인 만남
2015-2016시즌 여자 배구 신인드래프트 현장. 직전 시즌 순위 역순으로 1순위 지명 추첨이 이뤄진 가운데 5위 GS칼텍스는 6위 KGC인삼공사(50%)에 뒤진 35%의 확률을 안고 있었다. 추첨 결과 GS칼텍스의 하늘색 공이 나왔고, GS칼텍스는 주저없이 ‘강소휘’의 이름을 불렀다.
원곡고를 졸업한 강소휘는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주목을 받았다. 반박자 빠른 공격 타이밍에 서브와 리시브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로 ‘제 2의 김연경’으로 미래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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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피할 수 없다’ 성장통
첫 해 신인왕을 받으며 강소휘는 이듬해 전경기 출장을 하며 기대대로 성장 계단을 올라가는 듯 했다. 그러나 시련이 닥쳤다. 2018-2019시즌 복근 부상으로 고생을 했고,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경기력에 마음고생을 했다. 눈물을 흘리던 날도 있었다.
어린 선수의 한계 체험.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단호했다. “성장통을 겪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연습이든, 심리적이든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프로인 만큼 누군가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이겨내라는 뜻. 그리고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는 믿음도 함께 담긴 한마디 였다.
강소휘는 결국 이겨냈다. 팀이 5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와의 2차전에서 31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실패했지만, 강소휘의 다음 시즌은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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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는 “프로와서 처음 받는 상이라 의미 있었다. 팀원 모두가 도와줬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상이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팀원에게 고마움을 돌렸지만, 스스로의 성장도 느꼈다. 강소휘는 “작년 시즌보다 더 성장했다는 생각도 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강소휘의 성장을 엿볼 수 있던 한 장면은 11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라운드 경기. 경기 초반 내내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면서 힘겨워 했던 강소휘는 마지막 5세트에서 7점을 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14-12에서 40득점으로 활약하고 있던 이재영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경기를 끝낸 것은 이날 경기 백미였다.
강소휘는 “초반 경기가 내 뜻대로 안돼서 스스로 화가 많이 났는데 (이)고은 언니가 가라 앉혀줬다. 마지막에는 (이)재영 언니가 크로스로 때릴 거 같아 왼손을 넣었는데 블로킹 됐다. ‘오, 내가 이걸 했네.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금씩 혹은 가파르게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강소휘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 결정전’.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제가 단기전을 좋아해요. 플레이오프도 즐거웠어요. 챔피언 결정전을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 되네요. 그리고 하나 더. 베스트 7에 꼭 들고 싶어요”
Special Thanks To ’차상현’
“저요? 감독님요.”
생애 첫 라운드 MVP가 된 강소휘에게 ‘가장 고마웠던 사람’을 물었다. 주저없이 “차상현 감독님”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차상현 감독님이 아니였다면 경기에 뛰지 못했을 걸요. 리시브가 많이 불안했었는데, 감독님께서 ‘실수를 하더라도 부딪쳐라. 그래야 큰 선수가 된다’고 해주셨어요. 덕분에 지금까지 자신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생애 첫 라운드 MVP가 된 배경에도 차상현 감독의 응원이 있었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보인 강소휘는 차상현 감독과 면담에서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고, 차상현 감독은 “지금처럼”이라고 자신감을 실어줬다.
/글=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