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야구는 없었다. 이것은 야구인가, 티볼인가’.
KBO와 OSEN이 주최(11월23~24일.인천 SK행복드림구장)한 ‘2019KBO커미셔너 컵 구단 팬클럽야구대회’가 이색적인 대회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대회 경기 방식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야구 한마당 축제가 되도록 남녀노소가 모두 할 수 있는 야구 기초인 티볼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정식야구 라인업에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티볼 라인업을 더했는데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전문가들에게까지 눈길을 끌고 즐겁게 한 것이다.
이번 대회 준결승전과 결승전 IB스포츠 방송중계 해설을 맡은 한만정 해설위원은 ”이 아이템은 사회인 야구에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합니다”며 대회의 독특한 방식에 매료됐다. 한국 생활체육야구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한 위원은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대회 방식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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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은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고 대신 T자 봉위에 일반공보다 조금 큰 고무공을 올리고 플라스틱 방망이로 때려 야구 정식 1루 거리(27.432m)보다 짧은 위치에 1루 베이스 2개(공격자용, 수비자용)를 놓고 경기를 하는 안전한 이색 야구이다. 티볼은 어린이와 여성들이 직접 참여하며 야구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프로야구 등 전문 선수들도 본격적인 타격 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티볼 봉위에 공을 올려놓고 때리며 스윙궤도 등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으로 티볼은 야구 타격의 기초이다. 이 것을 안전한 장비로 대체하며 미니야구로 꾸민 것이 티볼이다.
이번 OSEN의 KBO 커미셔너 컵 구단 팬클럽야구대회에서는 정식 라인업에 포진한 9명의 성인남성 팬들 외에 2개 타순에 여성과 어린이 함께 묶어서 배치하고 티볼로 공격하는 특이한 오더로 구성했다. 즉 1번부터 9번 타순까지는 일반 야구처럼 성인 남성 선수들이 배치되고 10번 여성, 11번 어린이 타순에서는 티볼로 공격하고 안타가 되면 1루에는 성인 남성이 대주자로 들어가는 방식을 도입했다. 티볼은 헛 스윙 세번이나 파울 세번이면 아웃이다. 물론 안타를 못쳐도 아웃.
이 방식은 대회를 빛낸 ‘신의 한수’가 됐다. 지난 11월 16일 대회를 앞두고 열린 대표자회의 때부터 각팀들은 티볼 도입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티볼은 어떤 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지,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 데려올 선수가 있을지 등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대회를 주최한 OSEN은 ‘여성과 어린이 선수 한 명씩은 필히 참석해야한다’라며 각팀에 대회 규정을 주시시키는 한편 티볼이 팀성적에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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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출전한 여성들(남성 선수 아내 등)은 “주말마다 남편이 사회인 야구를 한다며 집을 비워 ‘주말과부’였는데 이 대회에는 남편과 함께 경기에 나설 수 있어 정말 재미가 있었다”며 이런 대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했다. 대회 우승팀인 kt 스타즈의 김근웅씨는 함께 출전한 아들(김성윤)과 함께 대회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승전 중계방송 해설을 맡은 한만정 위원은 “야구 대중화와 인기를 끌기 위해선 티볼을 활용한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려야 한다. OSEN이 저작권을 주장할만 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참여했던 심판위원들도 “티볼과 정식야구를 결합한 방식이 야구 인기에 기여할 수 있다”며 프로야구 구단들과 KBO도 연구할만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학교나 군부대 등에서 단체로 즐기는데 그쳤던 티볼이 KBO와 OSEN이 주최한 ‘커미셔너 컵’을 통해 야구발전의 한 기틀을 다지고 있다. 티볼 장비를 적극 보급, 프로야구 저변 확대 등을 꾀해야만 한다.
/글=박선양 기자 sun@osen.co.kr, 사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