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하나은행 2019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이번 K리그는 살아난 축구 열기에 부응이라도 하듯 각양각색의 순위 경쟁을 통해 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역대급 우승 경쟁부터 벼랑 끝에서 벌이는 생존 경쟁 등 이번 시즌 K리그의 포인트를 집어보자.
압도적인 전북-울산, 역대급 우승 경쟁
1위 전북 현대와 2위 울산 현대는 ‘역대급’ 우승 경쟁을 진행 중이다. 9월 26일 기준으로 30경기를 진행한 전북-울산은 1경기 승점 63점으로 3위 FC 서울(승점 51)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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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연기 이후 열린 31라운드 경기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은 홈에서 대구 FC에게 0-1로 패했지만, 울산은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 인해 울산이 전북의 승점에서 따라 잡는데 성공했다.
2019년 K리그 규정상 순위를 가리는 기준은 승점 > 다득점 > 득실차 >다승 >승자승 >벌점 >추첨 순이다. 8경기 남은 시점에서 전북과 울산의 승점(18승 9무 3패, 승점 63)이 같은 만큼 최종 순위가 다득점이나 득실차로 가려질 가능성도 있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울산은 다득점이나 득실차에서도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전북은 득점 61골-실점 29골로 득실차 +32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이 득점 60골-실점 30골로 득실차 +30으로 뒤쳐졌으나 격차는 크지않다.
앞서 열린 3차례 맞대결서 전북과 울산은 사이 좋게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급 우승 경쟁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상위 스플릿서 열린 양 팀 간의 최후의 맞대결이 우승 트로피의 행방을 가르는 변곡점이다.
31라운드 경기가 끝나고 추격을 허용한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중요한 상황이지만, 한 경기에 불과하다. 다시 재정비해서 분위기를 바꾸겠다”라고 다짐했다. 다시 턱밑까지 따라 붙은 울산의 김도훈 감독 역시 “팬 입장에선 즐겁겠지만 감독으로는 너무 힘든 시즌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최후의 승자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상위 스플릿 막차 경쟁 – 진흙탕 동상이몽
33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정규 라운드의 순위도 얼핏 정해졌다. 전북-울산을 비롯해 서울-대구-강원은 사실상 상위 스플릿 진출이 유력하다. 그러나 마지막 한 자리 6위를 두고는 여러 팀들의 진흙탕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31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6위는 포항(승점 42)의 차지이다. 30라운드까지 8위에 머물렀던 포항은 경쟁팀 상주 상무(승점 40, 다득점 38골), 수원(승점 40, 다득점 37골)과 달리 승리를 추가하며 순식간에 치고 올라왔다.
세 팀 모두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상하위 스플릿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먼저 포항은 경남 FC 원정에 이어 홈에서 울산과 만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상주는 서울 원정에 이어 강원과 홈경기가 남은 상황이다.
문제는 8위 수원. 남아있는 일정이 매우 험난하다. 먼저 선두 전북 원정에 이어 홈에서 서울과 슈퍼 매치에 나서야 한다. 상위권 팀들을 연달아 만날 뿐만 아니라 주중에 화성 FC와 FA컵 4강 2차전도 기다리고 있다. 1차전서 0-1로 패했기 때문에 2차전에 올인해야 된다.
일정만 보면 포항이 제일 유력하지만 세 팀 모두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막차라지만 기분 좋게 2019 시즌을 상위 스플릿서 마무리할 팀은 어디가 될지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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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적 시장서 여러 선수를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던 경남-제주-인천이지만 바닥에서 모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출전해 관심을 모았던 경남은 시즌 중 20경기 무승(10무 10패)라는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생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아길라르-윤일록 등 대형 선수들을 착실히 보강했지만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지 않았다. 시즌 내내 조직력서 문제를 보이며 기대 이하의 모습만을 보여줬다. 결국 조성환 감독이 경질되고 소방수로 최윤겸 감독이 왔지만 반등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잔류 전문가’ 인천도 역시 익숙한 자리인 강등권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안데르센 감독 대신 유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다시 한 번 막바지 레이스에 나섰다. 수년간 축적된 잔류 노하우에 따라 차츰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9월 26일 기점으로 강등권의 순위를 보면 1경기 덜 치른 경남이 승점 24점으로 인천과 동률이나 다득점(경남 35골, 인천 27골)으로 10위에 오른 상태다. 제주는 승점 22점으로 최하위인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K리그 규정상 12위는 다이렉트로 K리그2 강등, 11위 팀은 K리그2서 플레이오프를 걸쳐 올라온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올 시즌 K리그2 상위권 팀들의 경기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다. 과연 경제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도 주목된다.
/글=이인환 기자 mcadoo@osen.co.kr 이균재 기자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