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 이른바 덕질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의미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경우를 말한다. 흔히 “XX이 밥 먹여주냐?”라는 말이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면 그것이 바로 ‘덕업일치 되는 삶’이다.
춤출 때 행복을 느끼는 무대 체질…덕업일치의 성공 사례
삼성 라이온즈 권소영 치어리더 또한 덕업일치의 성공 사례다. 춤출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만큼 무대 체질인 권소영 치어리더는 마음껏 춤출 수 있다는 이유로 2014년 치어리더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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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는 ‘야구장의 꽃’으로 불린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의 미녀들이 현란한 댄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끈다. 야구 관람에 빼놓을 수 없는 묘미 가운데 하나. 이들은 팬들로부터 선수 못지않은 인기와 관심을 받는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어릴 적부터 남들 앞에 서는 게 어색하지 않았고 학창 시절 댄스 동아리 활동 경험이 있다 보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치어리더 데뷔 첫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권소영 치어리더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에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팀 성적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성적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처음 시작할 때 야구에 대해 잘 몰랐고 막내이다 보니 한국시리즈 우승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가 그립고 정말 좋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요즘 들어 이길때보다 질때가 많으니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던 그때 분위기를 다시 느껴보고 싶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팀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애정어린 쓴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다. 그는 “아버지께서 야구를 정말 좋아하셨다. 어릴 적부터 야구장도 자주 가셨는데 요즘 잘 안 보신다고 하시더라. 친구들도 ‘요즘 왜 이렇게 못하냐’고 아쉬워한다. 성적 부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삼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의미니까 좋게 생각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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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좋든 나쁘든 한결같이 응원하는 팬들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을 때도 최선을 다해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보면서 큰 힘을 얻는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박수를 보냈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한 여성 팬의 칭찬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한 여성 팬으로부터 ‘언니 볼때마다 항상 열정적인 모습이 아주 멋져요. 언니는 제 롤모델이에요’라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예쁘다’ ‘귀엽다’ 등 여느 칭찬보다 더욱더 와 닿았다. 지금껏 처음 들었던 이야긴데 정말 감동이었다. 요즘도 야구장에 자주 오시는데 볼 때마다 정겹게 인사를 나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 치어리더는 일부 몰지각한 팬들로부터 온라인 성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무대응이 상책이라고 여겼다.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응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뿐”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이학주의 응원가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 천명의 팬들이 하나가 되어 이학주의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관제탑 댄스를 춘다. 삼성 팬뿐만 아니라 원정 팬도 예외는 아니다. 권소영 치어리더는 “팬들이 좋아하시는 걸 보면 진짜 힘이 난다”며 “이 모든 게 김상헌 응원단장님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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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영 치어리더의 야구장 밖의 일상이 궁금했다. “흔히 말하는 집순이 스타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쉬는 날이면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란다. 무대 위에서 흥과 끼가 넘치지만 평소에는 발라드를 즐겨듣는다. 특히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권소영 치어리더에게 이상형을 물었다. “키가 크고 남자다운 스타일이 좋다. 연예인 가운데 공유가 가장 좋다”는 권소영 치어리더는 삼성 선수단 가운데 박해민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된 모습에 매료됐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박해민 선수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권소영 치어리더는 “이 일이 내게 천직과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처음에 1,2년 정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치어리더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지금의 내 모습에 아주 만족한다. 이 일이 너무 좋다 보니 그만두질 못하겠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있다는 자체만으로 정말 행복한 삶”이라고 활짝 웃었다.
/글=손찬익 기자 what@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