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구단? 이제는 당당한 경쟁자 성장한 NC-KT, 자리 잡은 10구단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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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바지까지 알 수 없었던 치열한 2019 프로야구 ‘가을야구’ 티켓 전쟁. 마지막 한 장을 두고 끝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주인공은 ‘막내들’이였다.

1982년 6개 구단 체제로 첫 선을 보인 KBO리그는 꾸준히 규모를 키웠다. 1986년 청보 핀토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생기면서 8구단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몇몇 구단은 주인이 바뀌면서 이름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KBO리그는 꾸준히 8구단 체제를 유지했다.

2013년부터 다시 변화를 맞이했다. 2013년 NC 다이노스가 아홉번째 식구로 1군에 모습을 보였다. 2년 간 홀수 구단 체제로 진행된 KBO리그는 2015년 KT 위즈의 합류로 10구단 체제가 됐다.


야심찬 출발. 엇갈린 막내 첫 걸음

2011년 창단한 뒤 2013년 1군에 첫 선을 보인 NC는 첫 해를 7위로 마쳤다. 첫 해는 미약했지만, NC의 성장은 가파랐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을 중심으로 1년 간 ‘형님들’과 싸우면서 적응을 마친 NC는 이듬해 3위를 기록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가을 향기를 맡은 공룡은 거침없었다. 이후 꾸준히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NC는 2016년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두산에게 막혀 창단 첫 우승은 좌절됐지만, ‘형님보다 나은 아우’의 모습을 한껏 과시했다.

반면 KT는 신생팀의 한계를 혹독하게 겪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만년 꼴찌팀’이라는 오명을 썼다.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보유했지만, 리그를 압도하는 에이스가 없었다. 야심차게 뽑은 상위 지명 선수들의 성장은 더뎠다. FA 영입 선수마저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초대 감독인 조범현 감독과 2017년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 모두 KT의 상승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대 이하의 2018년

2018년 NC와 KT는 순위표 한 단계 위로 올라가기 위한 치열한 순위 전쟁을 펼쳤다. 꼴찌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NC는 창단 이후 승부 조작을 비롯해 사건 사고 소식이 이어지면서 외풍이 계속해서 불었다. 초반 성적이 부진했고, 결국 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영준 단장이 감독대행이 돼서 잔여 시즌을 치렀지만, 한 번 떨어진 분위기는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KT는 4년 총액 88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대형 FA 황재균을 영입했다. 대형 신인 강백호까지 합류했지만, 투·타 엇박자에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잡고 잡히는 순위 싸움 끝에 NC는 창단 첫 최하위라는 굴욕을 맛봤다. KT는 창단 첫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시즌이었다.

투자, 그리고 변화
아픔 가득했던 2019년 NC와 KT는 확실한 변화를 택했다. NC는 제 2대 감독으로 창단 때부터 수비 코치로 있던 이동욱 감독을 선임했다. 확실하게 지갑도 열었다. FA 최대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공격은 물론 투수진 안정화까지 꾀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존 마산구장을떠나 창원 NC파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만큼, 올 시즌 각오는 남달랐다.

KT는 창단 때 부터 함께 했던 이숭용 코치를 단장으로 올려 프런트에 현장색을 입혔다. 여기에 투수 코치, 수석 코치 등을 오래 역임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이강철 감독을 선임했다. 미국과 일본 무대를 누비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이대은을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아 전력 보강도했다. 이대은은 KT 창단 최다 세이브(16세이브) 기록을 새롭게 쓰며 뒷문 단속을 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한 NC와 완벽하게 새 판을 짠 KT 모두 2019년은 성과를 거둔 1년이었다. 두 팀 모두 가을야구 경쟁을 펼쳤다. 승자는 NC였다. NC는 5위를 차지하며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마지막 순간 NC에 밀려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젊은 선수의 성장이 이뤄져 내년이 기대되는 팀이 됐다. ‘막내’로 불리며 좌절도 겪었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형님’과 비교해 이제는 당당한 KBO리그의 한 축이 됐다.

/글=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