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9월부터 다시 달린다.
8월 26일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는 벤투호는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이번 여정은 벤투호에게 새로운 시험의 장이 될 것이다.
한국(FIFA 랭킹 37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레바논(87위), 북한(118위), 투르크메니스탄(132위), 스리랑카(200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9월 5일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한국의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은 9월 10일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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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와 조지아 모두 지역 예선을 앞두고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스파링 파트너로 상대를 낙점했다. 조지아전은 벤투호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아직까지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유럽 팀과 격돌한 적이 없다. 11차례의 평가전을 가졌지만 모두 아시아 팀 아니면 남미나 북중미팀이었다.
벤투호는 상대한 남미(코스타리카-칠레-우루과이-볼리비아-콜롬비아)나 북중미(파나마) 팀들 상대로 4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실전을 합쳐서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0-1 패)을 제외하면 패배가 없다.
그러나 유럽 네이션스리그(UNL)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아직까지 유럽 팀과 격돌해 본 적이 없다. 따라서 조지아전은 벤투호에게도 귀중한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본선 진출을 넘어 목표인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선 유럽팀 상대 경쟁력도 확인해야 한다.
벤투호의 원정 경기력 역시 변수다. 한국은 3차례(호주전 1-1, 우즈베키스탄전 4-0 승, 사우디전 0-0)을 제외하곤 모든 평가전을 국내에서 가졌다. 월드컵 예선을 앞둔 만큼 원정 경기에도 빨리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기 전 축구대표팀은 터키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후 9월 5일 조지아와 경기를 갖고 8일까지 계속 터키서 훈련하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한다.”이라고 밝혔다.
첫 2차 예선인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수도 아슈하바트의 코페트다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편 KFA 관계자는 조지아와 평가전이 끝나고도 투르크메니스탄이 아닌 터키서 훈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축구장 등 기반 시설이 좋다. 기후도 터키나 투르크메니스탄이 비슷해서 적응하기도 좋아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10월에는 두 번의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가 열린다. 2차전은 조별리그 최약체 스리랑카와 홈에서 가지는 경기다. 문제의 3차전은 북한 원정이다. 남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16차례(7승 8무 1패) 격돌하는 동안 북한서 열린 경기는 딱 한 번에 불과했다.
지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직후 남녀 대표팀이 평양으로 직행해 열린 남북 통일축구대회서 한국이 1-2로 패한 것이 유일했다. 북한과 AFC 주관 대회에서 맞붙는 것도 2010년 남아공 예선 이후 처음이다.
남북관계가 나빴던 시기라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 3라운드(지금의 2차 예선) 북한 홈 경기는 2008년 3월 평양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졌다. 당시 남북은 0-0 무승부로 승점 1씩을 나눠가졌다.
한국 홈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한 남북은 승점 12(3승 3무)로 사이좋게 최종예선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최종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했지만 2008년 9월 북한 홈경기는 또 상하이서 벌어졌다.
앞서 여자 축구는 2017년 아시안컵 예선전 당시 북한에서 경기가 치러진 바 있다. 북한 정부 당국은 일부 국내 취재진의 방북을 허락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KFA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통일부랑 한 차례 미팅을 사진 상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대결을 앞두고 한국뿐만 아니라 외신의 관심도 뜨겁다. 영국 ‘인콰이어러’는 3일 “손흥민이 속한 벤투호가 북한에서 경기를 가진다. 한국이 북한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30년 만이다”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아시안컵 이후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던 벤투호가 다시 달릴 준비를 마쳤다. 그들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과 동시에 더욱 완성된 경기력을 보이며 카타르 월드컵 선전을 위한 준비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글=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이인환 기자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