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Ready? 류현진의 사이영상 도전, 해피엔딩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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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아시아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2019시즌 놀라운 피칭을 거듭하던 류현진은 최근 2경기에서 잇따라 난타 당하며 기우뚱거리고 있다. 사이영상 선두주자 자리도 위협받게 됐다. 남은 정규시즌 9월 한 달의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ERA 1점대를 사수하라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던 류현진은 8월 중순 2경기 연속 난타를 당하면서 평균자책점이 2.00으로 나빠졌다. 피홈런이 뼈아팠다.

8월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NL 동부지구1위)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2 동점인 6회 조쉬 도널드슨과 애덤 듀발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았다. ‘백투백 홈런’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경험이었다.

8월 24일에는 뉴욕 양키스(AL 동부지구1위)전에서는 4⅓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 홈런을 맞는 등 홈런 3방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다저스타디움에서 ‘최강 사나이’였으나, 아메리칸리그 1위팀 양키스 타선의 화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최근 2경기에서 홈런 5방을 맞으며 11실점, 평균자책점이 1.45에서 2.00으로 껑충 올랐다.

이전까지 류현진이 올 시즌 3실점 이상 허용한 경기는 딱 2번 있었다. 6월말 홈에서 콜로라도 상대로 6이닝 3실점(1자책),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4이닝 7실점 악몽 뿐이었다. 올해 선발 등판한 24경기에서 13경기에서 1점 이하로 막아냈다. 5월부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 받았다.

하지만 애틀랜타와 양키스 상대로 2경기 연속 부진하면서 사이영상 구도는 출렁이게 됐다. 류현진의 최대 장점은 정교한 제구력, 다양한 구종으로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다 핀포인트 공략한다. 150km 중반의 강속구를 앞세운 호쾌한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류현진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야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할 수 있다.

‘부상회복’ 슈어저 & ‘후반기 폭주’ 디그롬

류현진이 잇따라 부진하자, 미국 뉴욕 포스트는 “류현진과 맥스 슈어저, 제이콥 디그롬이 펼치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은 이제 접전 양상이 됐다”고 전했다.

맥스 슈어저(35·워싱턴 내셔널스)는 시즌 내내 류현진의 경쟁 상대로 꼽혔고, 지난해 사이영상 수사장인 제이콥 디그롬(31·뉴욕 메츠)은 후반기 급상승세를 타며 3파전 양상으로 만들고 있다.

슈어저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이후 올스타전 때부터 등 부상으로 고생했다. 2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치료에 매달렸고 한 달 넘게 쉬었다. 슈어저는 8월 2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고, 투구수 제한(75구)으로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슈어저는 부상 탓에 투구 이닝(138⅓이닝)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21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2.41(2위), 탈삼진 192개(2위)를 기록하고 있다.

디그롬은 8월 24일 애틀랜타전에서 7이닝 13탈삼진 1실점 호투로 류현진과의 거리를 점점 좁혔다. 평균자책점을 2.56(4위)으로 끌어내렸다.

승운이 없어 26경기에서 8승 7패에 그치고 있지만, 162이닝을 던지며 207탈삼진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탈삼진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것을 만회해 평균자책점도 4위로 올라섰다.

특히 디그롬의 후반기 상승세가 무섭다. 후반기 8경기(52이닝)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 탈삼진 69개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류현진에 버금가는 투구 내용이다.

슈어저와 디그롬은 강속구를 앞세워 탈삼진 능력이 좋다.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경험과 관록이 있다. 디그롬의 후반기 피칭은 지난해 사이영상을 이끈 모습과 흡사하다. 부상없는 ‘건강한’ 슈어저라면, 3차례 사이영상 수상 기록이 말해주듯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

류현진이 잠시 부진하면서 경쟁자들의 추격 고삐를 당기며 흥미진진한 구도가 되고 있다. 마치 아시아 투수에게 쉽게 사이영상을 내주지는 않겠다는 것 마냥 슈어저와 디그롬을 반등을 미국 언론은 반기고 있다. 류현진이 심기일전, 앞으로 남은 4~5차례 등판에서 승수 추가는 물론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글=한용섭 기자 orange@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