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7월 12일부터 28일까지 광주 일원에서 개최됐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196개국 6286명의 선수·임원이 참가신청을 하며 역대 최대규모의 대회로 열렸다. 올림픽, 축구 월드컵, 세계육상대회, F1과 함께 ‘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중 하나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난 아시아에서 3번째로 개최됐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한국은 독일-이탈리아-일본에 이어 4번째로 5개 대회를 모두 연 나라가 됐다.
영광스러운 기록과는 다르게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아픔이 많았다. 일단 출발부터 불안감이 컸다. 다이빙 대표 우하람이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을 위해 입장하면서 유니폼 상의 뒤에 영문 국가명 ‘KOREA’ 대신 은색 테이프를 붙이고 나타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연맹이 국가대표 선수단 용품 후원사와 계약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 같은 문제가 터졌다. 애초 후원을 맡은 A 사와 계약이 지난해 12월로 끝났으나, 연맹은 다른 회사와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6개월을 흘려 보냈다. 이달 초 급하게 A 사와 재계약을 맺어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의류를 선수단에 제공했다. 이 때문에 선수단 유니폼 상의에서 ‘KOREA’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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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연맹의 무기력한 행보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아쉬운 성적도 문제였다. 한국 선수단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했다.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서 박태환이 ‘1번 레인의 기적’을 일구는 등 수영종목에서도 여러차례 성과를 만들었지만 정작 국내에서 열린 대회서 한국의 성과는 다이빙 종목의 동메달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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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큰 기대를 받았던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6위를 기록했고 개인혼영 400m에서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또 경영 종목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홍보대사로 광주를 방문한 박태환은 “후배 선수들이 모두 준결승, 결승 무대에 가줬으면 했는데 김서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선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더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의 부진과는 다르게 새로운 ‘수영황제’가 탄생했다.
마이클 펠프스(미국) 이후 새로운 ‘수영 황제’의 대관식을 노렸던 케일럽 드레슬(미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2년 전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7관왕에 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27일 기준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특히 27일 하루에만 금메달 3개를 목에 거는 투혼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남자 접영 100m 준결승서 49초 50을 기록하며 펠프스가 10년간 보유했던 세계기록 49초 82를 경신했다.
‘도핑 논란’에 휩싸이며 연일 도마에 오른 쑨양은 남자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특히 자유형 400m에서는 최초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쑨양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지난해 9월 도핑 검사관이 집을 방문했을 때 혈액이 담겨 있던 샘플을 망치로 훼손해 테스트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쑨양과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은 그를 무시하며 ‘쑨양패싱’을 선보였다. 맥 호튼(호주)와 던컨 스콧(영국)은 쑨양과 기념촬영도 거부했다. 쑨양은 스콧에게 “나는 승자고 너는 패자”라고 발언하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한편 수구와 오픈워터, 아티스틱 수영은 의미 있는 도전을 펼쳤다. 특히 대회 시작 한 달 전에 꾸려진 여자 수구 대표팀은 ‘첫 골’을 대회 목표로 할 만큼 전력이 최약체였지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며 박수를 받았다.
/광주=우충원 기자 10bird@osen.co.kr,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