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될 수 있는 올림픽, 일단 나가야죠.”
김연경(31·엑자시바시)은 그동안 대표팀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프로 입단 전인 2004년 청소년대표팀부터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은 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 무대에는 항상 ‘배구 여제’가 있었다. 한국, 일본, 중국, 터키 무대를 호령한 기량은 여전하다. ‘대표팀 마지막’이라는 질문에 “마지막이 안 될 수도 있다”라며 호쾌하게 웃었지만, 조금씩 대표팀과의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어쩌면, 김연경과 함께 하는 올림픽이 될 수도 있는 무대. 김연경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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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마치고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 김연경은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은데, VNL에서 된 부분을 보강하고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예선전을 잘 준비한만큼, 좋은 결과로 보답하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부드러워진 카리스마, 이제는 선수들 연예인
그동안 김연경에게는 ‘걸크러시’, ‘센언니’ 등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VNL에서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20살 때 대표팀 할 때와 같은 모습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후배들의 ‘증언(?)’은 달랐다.
후배 이재영은 “올해 조금 더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오려고 하고, 많이 챙겨주고 잘해주는 것 같다. 이전에는 무서웠는데, 올해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잘해준다”라며 “잔소리 할 때도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니 좋게 생각하고 있다. 운동할 때 조언도 많이 해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최근 TV 예능에서 승부욕 가득한 모습을 보여줘 큰 재미를 주면서 김연경은 후배들의 ‘연예인’이 됐다. 양효진은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있었다. 그 이후 노래방에서 놀러가 노래를 부르는데,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라 재미있었다”고 감상평을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선수들이 취침해야하는 시간이라 많이 피곤할텐데, ‘본방 사수’하라고 했다. 연예인을 실제로 보면 어떤지 많이 물어보더라”고 웃어보이며 “다들 재미있다고 해주고, 재방송도 봤다고 말해줬다”라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은 확실히 하나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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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이지만, 김연경에게는 이유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김연경은 “해외 생활을 한 지 10년 차가 됐는데, 항상 대표팀에 사명감을 가지고 들어와서 하다보면, 아직 우리나라 배구가, 아직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 좋아지려고 하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일이 잦았다. 그만큼, 한국 배구 미래가 괜찮을까 했는데, 이번에 훈련하면서 정말 준비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랜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많은 나라들의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 예전에 만만하게 봤던 나라도 좋아진 만큼, 어느 한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게 됐다”라며 “아직은 어렵고 걱정도 되지만,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그 단계까지 가는 것이 멀 수 있다. 훈련을 더 해서 정상의 있는 팀들과 싸워서 이기도록 해야 한다. 항상 목표와 꿈은 메달”이라고 눈을 빛냈다.
/글=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 사진=진천,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