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 현재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하며 굳건하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과 처지가 180도 다른 ‘코리안 빅리거’들도 존재한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그)와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은 ‘아메리칸드림’도 서서히 흐릿해져갈 기로에 서 있다.
음주운전 파동으로 사실상 2년을 허송세월했던 강정호는 올 시즌 재기를 노렸다. 스프링캠프에서 7개의 홈런을으로 공백을 무색하게 하는 장타력을 선보였다. 타율은 2할5푼으로 정확도에서 다소 의문이 남았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정확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강정호의 매력을 발휘하기에는 그 과정이 좋지 않았다. 정타 비중이 줄었고 삼진은 많아졌다. 여기에 5월 중순, 왼쪽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구단은 강정호의 부활을 기다렸다. 지난 2015~2016시즌의 활약상이 강렬했기 때문. 그러나 끝내 불꽃은 타오르지 않고 있다. 경쟁자였던 콜린 모란에 주전 자리를 내주고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승환의 처지에 비하면 강정호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거 커리어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토론토에서 콜로라도로 이적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불펜진의 공신으로 평가 받았던 오승환이다. 지난해 토론토와 베스팅 옵션(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옵션)이 포함된 1+1년 계약을 맺었고 토론토와 콜로라도에서 도합 73경기에 등판, 베스팅 옵션 조건을 채워 1년 더 콜로라도에서 활약하게 됐다. 하지만 콜로라도에서의 풀타임 첫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돌직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고, 변화구도 예리하지 못했다. 부상까지 겹쳤다. 결국 21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9.33의 기록을 남긴 채 지난 6월 중순, 복근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라이브피칭 단계까지 소화, 복귀에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팔꿈치가 말썽이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시즌 아웃. 그리고 지난 7월24일(한국시간 기준), 지명할당 조치됐다. 방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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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수순을 밟고 있는 오승환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국 복귀 소망을 피력한 바 있다.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가 크다. 오승환의 보유권은 친정팀인 삼성이 갖고 있기에 삼성으로 복귀해야 한다. 삼성이 오승환의 의지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응답을 하는지가 관건이다.
한편, 강정호와 오승환 모두 KBO리그로 복귀할 경우 징계를 소화해야 경기를 뛸 수 있다. 강정호는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할 당시 세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징계가 불가피하다. 오승환도 지난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진 상태다.
/글=조형래 기자 jhrae@osen.co.kr,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