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올스타전.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하루 미뤄졌지만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색다른 재미와 볼거리가 가득했다.
초반 분위기는 싸늘했다. 팬 사인회의 열기는 예전만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한 양의지(NC), 구자욱(삼성), 강백호(KT)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팬 사인회에 참석했다.
모두가 즐기는 명랑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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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로맥(SK)은 제리 샌즈(키움)를 제치고 홈런 레이스 1위에 등극했다. 외국인 타자가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건 2017년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후 2년 만이다. 샌즈는 비거리상(130m)을 수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 홈플레이트에 위치한 배트 9개를 넘어뜨리는 퍼펙트 피처 우승은 에릭 요키시(키움)의 몫이었다. “우승해서 기쁘다. 집중해서 배트를 노린 게 주효했다. 확실히 실제 스트라이크 존과 다르게 느껴지더라.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 요키시의 말이다.
공부도 잘하고 잘 노는 ‘엄친아’ SK
선수들의 재치 넘치는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다.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는 SK는 성적과 예능 모두 1등이었다. 맥아더 장군 분장을 하고 나타난 제이미 로맥을 비롯해 안전제일 모자와 공장장 여름 상의 차림으로 등장한 최정, 자메이카 티셔츠를 입은 고종욱, 원정 유니폼과 도미니카공화국 국기 리폼으로 제작한 동미니칸 유니폼을 착용한 한동민 등 구단 차원에서 제대로 준비해왔다. 마치 공부도 잘하고 잘 노는 엄친아 같다고 할까. 해외파 출신 이학주(삼성)도 김상헌 응원단장의 외투를 입고 타석에 들어서서 자신의 응원 율동을 선보이며 흥부자 본능을 발휘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로맥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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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민은 “정말 기쁘다. 우리 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좋은 상을 받게 됐다. 구자욱 선수를 대신해 나왔는데 (구자욱이) 하루빨리 나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인 김현수(LG)는 우수 타자상을 받았고 우수 투수상은 6회초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1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하준영(KIA)에게 돌아갔다.
올스타전의 흥행 열풍, 미국 야구계도 놀랐다
한편 통계예측프로그램 ‘ZiPs’를 고안한 미국 야구 칼럼니스트 댄 짐보로스키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팬그래프닷컴’의 필진인 김성민 칼럼니스트가 올린 올해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다양한 퍼포먼스 게시글을 리트윗한 뒤 “역대 최고의 이야기다. 한국은 놀랍다. 미국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한국은 항상 75% 이상 더 멋지게 만든다”면서 “KBO 커미셔너를 MLB에서 고용하면 안 될까”라며 올스타전 기획력을 칭찬했다.
/글=손찬익 기자 what@osen.co.kr, 사진=창원, 이대선, 곽영래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