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5월은 화려했다. 6경기에 나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의 성적을 남겼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68에 그쳤다. 45⅔이닝 동안 삼진은 36개를 잡았고, 그사이 내준 볼넷은 단 3개에 불과했다. 5월 ‘이달의 선수’는 당연히 ‘류현진’이었다.
6월이 돼도 류현진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15경기에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유일 1점대다. (6월 26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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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올스타전 마운드를 밟으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역대 네 번째, 투수로는 세 번째다.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가 류현진에 앞서 메이저리그 ‘별들의 축제’에 초대받았다.
1% 아쉬웠던 ‘코리안 투수 빅리거’의 축제
올스타전에 선발된 ‘코리안 빅리거’의 성적은 류현진 못지 않게 화려했다. 2001년 박찬호(LA 다저스)는 전반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활약을 펼치며 당당하게 한국인 메이저리거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1년 7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현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였던 랜디 존슨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3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부터 화려했다. 3회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칼 립켄 주니어로 볼티모어에서 21년을 뛰며 2632경기 연속 출장을 하며 ‘철인’으로 불렸다. 3184안타 431홈런으로 눈부신 성적을 거둬 볼티모어의 8번은 영원히 립켄의 번호로 남게 됐다.
립켄은 2001년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둔 전설에 대한 예우였을까. 박찬호는 초구로 직구를 던졌고, 립켄은 이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후 이반 로드리게스, 스즈키 이치로,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잡아내며 위력을 과시했지만, 립켄의 홈런은 결승점이 돼 박찬호는 올스타전 패전투수가 됐다.
1년 뒤 또 한 명의 별이 나타났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이끈 김병현은 2002년 전반기에만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2호 올스타 선수가 됐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무대는 밀워키 밀러파크였다. 당대 최고의 마무리투수였지만, 올스타전에서는 빛을 못봤다.
내셔널리그가 5-3으로 앞선 7회 2사 1루에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첫 타자 토니 바티스타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에 미구엘 테하다의 안타와 폴 코너코의 2타점 적시타로 5-6으로 역전를 허용했다. A.J.피어진스키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이닝을 끝내며 ⅓이닝 3피안타 2자책으로 올스타전을 마쳤다. 2년 연속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올스타전 패전투수가 되는 듯 했지만, 이후 팀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김병현은 패전을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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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올스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가운데, 16년 만에 세 번째 올스타가 탄생했다. 이번에는 타자였다.
2018년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현역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세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한국인 타자 메이저리거 최초 올스타로 선정됐다.
올스타전에서도 추신수의 ‘출루 본능’은 이어졌다. 7월 18일 워싱턴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추신수는 2-2로 맞선 8회초 넬슨 크루즈의 대타로 나왔다.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조시 헤이더의 156km의 직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진 세구라의 홈런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9회초 다시 타격 기가 왔고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을 마쳤다.
2019년 올스타전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다. 과연 류현진은 ‘별들의 축제’에 나설 수 있을까. 나선다면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릴까. /글= 이종서 기자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