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 세계 최고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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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전현직 주장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도전은 이어졌다.

EPL은 2018-2019 시즌 전례 없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의 결승에서 EPL 클럽 간의 내전이 성사됐다. UCL 결승에서는 토트넘과 리버풀, UEL 결승에서는 첼시와 아스날이 격돌한다. 과거 EPL 클럽들의 UCL 결승이나 UEL결승이 열린 적은 있다. 하지만 한 시즌 UCL-UEL 결승에 모두 같은 리그의 팀이 올라온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PL은 대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 무대다. 실제로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뉴캐슬) 자랑스러운 2명의 한국 국가 대표팀의 현직 – 전직 주장들이 EPL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벤투호의 현직 ‘주장’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뽐내며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다. 리그 31경기(23선발, 8교체)에 나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손흥민의 2018-2019시즌이 더욱 더 대단한 점은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많은 국제 대회를 병행하며 만들어낸 성적이라는 점이다. 손흥민은 EPL 개막전을 르루고 나서 바로 자카르타에서 김학범호에 합류해 와일드카드이자 주장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병역 문제를 해결해주는 값진 성과였다. 하지만 리그 초반은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의 후유증인지 시즌 1호골이 터지지 않았다.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으로 잠시 벤치에 밀리기도 했다. 잠시 멈췄던 손흥민의 기세는 11월 25일 첼시전을 기점으로 봇물 터지듯 터지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첼시를 상대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환상적인 50m 드리블 돌파이후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이 골은 토트넘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첼시전 득점 이후 손흥민은 펄펄 날기 시작했다. 이후 리그 10경기에서 8골(첼시전 1골, 사우스햄튼전 1골, 레스터시티전 1골, 에버튼전 2골, 본머스전 2골, 카디프전 1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상승세의 견인차 구실을 해냈다. 손흥민은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끝으로 다시 대표팀에 합류해서 59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8강서 카타르에 일격을 허용하며 조기에 대표팀에 귀국해야 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불행이자 아쉬운 결과였지만 토트넘 입장에서는 가뭄 속의 단비같은 조기 복귀였다. 손흥민은 다시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3경기 연속(왓포드전 1골, 뉴캐슬전 1골, 레스터전 1골)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1골을 추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시즌 내내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4일 열린 37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2번째이자, 첫 퇴장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과거 레버쿠젠 시절이던 2014년 10월 30일독일 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32강) FC마그데부르크(4부리그)전서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퇴장 상황 당시 손흥민은 전반 43분 경기가 중단되자 플레이 재개를 위해 공을 손으로 잡으려고 했다. 그것을 본 레르마가 손흥민의 손을 향해 발을 갖다 대며 도발했다. 그러자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 채 레르마를 거칠게 밀어냈다. 손흥민의 액션을 유도한 레르마는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크레이그포슨 주심은 지체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 3분 만에 포이스 퇴장까지 겹치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영국 언론들도 매너 플레이어로 소문난 손흥민의 퇴장에 주의를 기울였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제이미 레드납은 “손흥민에게 미안하지만 명백한 퇴장이다. 무의식적에 한 행동이지만, 퇴장은 퇴장이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레드 카드로 퇴장당한 손흥민은 자연스럽게 리그 최종전 에버튼과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조기에 시즌을 종료하게 됐다. 다행히도 토트넘은 손흥민의 부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리그 4위(승점 71)로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확보했다.

2018-2019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과 EPL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함과 동시에 자신의 리그 첫 퇴장으로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전-현직 주장의 활약 뿐만 아니라 젊은피들의 고군분투도 이어졌다. EPL을 제외하고는 1군 무대서 완벽하게 자리 잡은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치열한 움직임은 계속됐다.

세리에 B에서 활약한 이승우는 승격 플레이오프서 치열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감독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기회를 꾸준히 부여 받았다. 발렌시아서 활약한 이강인은 20세 이하 월드컵 출전을 위해 소속팀에서 빠졌다.

분데스리가 정우영은 가공할 공격력을 선보였다. 5월 18일 열렸던 시즌 최종전 경기서 골 맛을 보며 13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해트트릭도 작성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공을 들이며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충원 기자 10bird@osen.co.kr, 이인환 기자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