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K리그 인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매년 관중들이 외면하던 K리그였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7라운드를 치른 4월 19일 현재 평균 K리그 1 관중수는 60%(5444명→8707명), K리그 2는 52%(1707명→2595명)가 올랐다. 올 시즌 K리그가 다시 인기를 누리는 이유를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연상 사무국장을 통해 들어봤다.
-K리그 초반 관중몰이가 심상치 않다.
▲관중은 작년 대비 두 배는 아니지만 평균 60% 정도 올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도 K리그 1은 41.8%(6138명→8707명), K리그 2는 6라운드까지 39.7%(1870명→2613명) 증가했다. 주중경기, 꽃샘추위에도 완만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시청률이나 포털사이트 동시접속자수가 두 배 이상 뛰었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고 실제오프라인 관중도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제 이 흐름을 이어가고 늘려가는 것이 연맹과 구단들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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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국가대표팀의 활약이 K리그 개막으로 이어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이긴 기세가 살아있는 가운데 김학범호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제 몫을 해낸 K리거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벤투호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K리그 초반 기세를 대구FC가 이끌고 있다. 홈구장을 도심접근성이 좋은 전용구장으로 옮기면서 관중이 늘어났다. 마케팅이나 성적에서 스스로 한계를 느끼던 시도민 구단들도 경남에 이어 대구를 롤모델로 여기기 시작했다. 또 전북이 초반 독주하지 못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스포츠 콘텐츠 매력까지 겹쳐졌다.
-구단들의 인식도 달라진 것 같다.
▲연맹이 지난 5~6년간 지속적으로 관중 우선을 강조했고 이제 구단도 경기력과 성적에서 탈피, 인식이 바뀌고 있다. 대구도 관중과 언론이 주목하니까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덩달아 경기력도 올라갔다. 이런 선순환이 정착되는 과정이다.
-TV 중계 채널도 늘어났다.
▲올해부터 TV중계전략을 달리했다. 시간대도 나누고 요일도 분산시켰다. 기존에는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미디어든 팬이든 한 경기를 볼 수 있는 접근성을 높여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다.
동시에 해외축구 때문에 팬들의 안목도 높아졌다. 거기에 맞추기 위해 ‘K리그 중계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월드컵이나 AFC 대회처럼 상황에 따른 카메라 각도, 위치, 슬로비디오 회수, 골대 장면 위치, 카메라 포지션, 연출 등을 표준화 하는 것이다. 중계권 계약상 아직 우리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중계사가 지킬 의무는 없다. 하지만 스코어나 로고 위치, 자막 나오는 시기 등 방송사들도 조금씩 지켜주고 있다. K리그 2는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이 표준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홍보전략에 변화도 있나.
▲올해도 유튜버나 아프리카 BJ, 크리에이터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SNS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웹드라마를 만든 것도 그런 측면이다. K리그를 인식시키고 존재를 알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경기력 부분은 어떤가.
▲’5분 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APT(실제 경기시간, Actual Playing Time)를 5분 더 늘려 경기지연시간을 최소화시키자는 것이다. 선수가 넘어지면 천천히 일어나고, 교체 때 천천히 걸어 나가고 골키퍼도 미적거리고 그런 걸 없애자는 거다. 각 팀 주장들과 선수위원회에서 다 동의해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연맹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
▲사업은 연맹이 앞장서야 하지만 실현은 구단이 해야 하는 것이 많다. 가장 애로사항은 구단 경영진이 너무 자주 바뀐다. 2년 정도 흘러 K리그를 알고 나면 바뀌고 초점은 다시 성적에 맞춰진다. 전북, FC서울처럼 대구 조광래 사장도 그렇다. 뚝심있게 밀고 나가니까 결실이 나오고 있다. 너무 빈번한 교체가 문제다. 사장, 단장님은 바뀌지만 실무자들은 무장이 탄탄하게 돼 있어야 한다. 13개과정을 운영하는 이유다. 앞으로 더 만들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경남FC 홈구장 선거유세로 홍역을 치렀다. 재발 방지책은?
▲축구는 FIFA, AFC, 각국 리그 전체가 동일하게 정치, 종교, 인종차별 등을 철저하고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미 축구계에서는 상식이 됐다. 재발방지라는 것 자체가 이미 넌센스다. 이미 하면 안되는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법 규정이 없으면 만들 텐데 이미 수십 년간 그런 규정이 존재하고 있었다.
-KT와 MOU를 체결했다. 5G시대 K리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스포츠 콘텐츠가 유통되는 공간은 점점 모바일 등 포터블 디바이스로 집중되리라 본다. 스포츠 콘텐츠도 거기에 발 맞춰야 한다. 스포츠 콘텐츠와 미래기술이 융합되면 스포츠를 관람하면서도 방대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흥미요소로 작용해야 한다. FIFA 온라인, 위닝일레븐 등 게임처럼 부가적인 데이터 정보가 계속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5G 기반서비스는 원하는 미래 모델을 위한 전초전이며 e스포츠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밑그림이다. 이미 FIFA에도 e스포츠조직이 있다. 우리도 가상의 K리그를 운영할 수 있다. 구단들도 라이선싱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성남FC는 이미 게임단이 있다. /강필주 기자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