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의 드림팀, 부천 KEB 하나은행 치어리더 윤별하,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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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오시면 더 재밌고 즐거운 경기로 만들어드릴게요!”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간절하게 선수들의 승리를 바라는 것은 팬들만이 아니다. 부천 KEB하나은행의 치어리더 윤별하, 박소정은 승리를 위해 매 경기 선수들만큼 땀 흘리고, 감독과 코치만큼 가슴 졸인다. 3년차 윤별하 치어리더와 새내기 박소정 치어리더는 KEB하나은행의 드림팀 치어리더는 경기장 안의 그 누구보다 팀의 승리를 바라는 둘이다.

윤별하와 박소정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윤별하는 치어리더가 되기 전 10년 가까이 모델 생활을 했다. 이제 치어리더가 된 지 3년차다. 모델 경력이 덕분이었을까 카메라 앞에 선 윤별하는 누구보다 밝은 에너지를 뿜었다.


“처음 치어리더가 됐을 때 생각보다 카메라가 많아서 놀랐어요. 그런데 모델 생활을 하면서 카메라에 익숙해진 덕분에 빠르게 적응했죠.”

윤별하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즐긴다. 지난 2018년 오션월드 비키니 콘테스트에서 포토제닉상을 수상할 정도로 모델로서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

박소정은 연기자 출신이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2019-2020시즌 드림팀 치어리더 군단에 합류했다. 박소정은 “연기자든 치어리더든 무대에 서는 직업이다 보니 떨리지 않는다”라며 스스로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치어리더로 데뷔한지 한 달 남짓 됐지만 벌써부터 ‘치어리더 박소정’을 알아보는 팬들이 상당수다.

“농구는 커녕 스포츠를 전혀 몰랐죠.”

윤별하와 박소정은 농구라는 스포츠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둘 모두 치어리더가 되기 전까지 농구에 큰 관심이 없었다. 윤별하는 오히려 농구보다는 야구에 더 애정이 갔었다.

“치어리더가 되고 첫 시즌부터 활동했던 서울 SK 나이츠가 우승을 했거든요. 주위에서는 치어리더로 활동하면서 우승을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들 거라고 했었는데 그래서 더 감격스러웠어요”

박소정은 아예 프로 스포츠 경기를 본 경험이 없었다. 살면서 처음 본 스포츠 경기가 치어리더 활돌 처음 시작한 KEB하나은행 경기일 정도다. 하지만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샌다고 이미 농구에 푹 빠져버렸다.

“전에는 농구도, 스포츠도 아예 몰랐었죠. 근데 치어리딩을 하다가 처음 농구를 봤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인생의 첫 번째 경기를 직관으로 한 거죠”

농구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자신의 팀에 대한 애정도 더욱 깊어졌다. 윤별하와 박소정이 속한 드림팀이 담당하고 있는 구단은 KBL의 서울 SK와 WKBL의 KEB하나은행이다. 그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KEB하나은행에 더욱 애착이 간다. 윤별하는 “하나은행 경기는 매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지난 시즌에 너무 아쉬운 경기가 많았고,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 안타깝기도 해요”라며 각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연예인도 아닌데 팬들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면서도 죄송해요.”

치어리더로 활동한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미 둘에겐 상당한 팬들이 있다. 경기장에서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고, SNS 팔로워 숫자도 상당하다. 윤별하는 팬 하나하나의 관심과 사랑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시는 말에 정말 감사해요”라면서도 “SNS로도 응원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한 분, 한 분 답장해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해요”라고 팬들을 향한 애정 섞인 말을 했다.

박소정은 이러한 관심이 아직은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 막 치어리더로 데뷔해 매 경기 집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무대를 멋지게 소화하기에도 바쁜 시기다. 팬이 생길 거란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해요. SNS에서도 응원의 글을 많이 받는데 모두 답장해드리지 못해서 안타깝고 죄송해요”


치어리더하면 윤별하! 박소정!

윤별하와 박소정은 먼 길을 돌아 치어리더계에 입성했기 때문에 이제 오래 코트 위에서 서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있다. 윤별하는 최대한 롱런하고 싶은 소망을 밝혔다. “팬들에게 롱런하는 치어리더로 기억되고 싶어요”라는 포부답게 그의 롤모델 또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SK와이번스의 치어리더 배수현 처럼 오랜 시간 동안 팬들 앞에 서면서 자기 관리에서 소홀하지 않고 싶어요” 배수현은 올해로 17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치어리더이면서 피트니스 선수로도 활동 중인 자기관리의 대명사다.

모델 윤별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치어리더라는 타이틀은 아직 어색하다. 윤별하는 언젠가는 오직 치어리더로 기억되고 싶어한다. “모델로 활동한 기간이 더 길다보니까 인터넷에 검색하면 ‘모델 윤별하’가 더 많이 나와요. 그런데 이제는 ‘치어리더 윤별하’가 가장 먼저 보였으면 좋겠어요”

새내기 박소정이 닮고 싶은 선배도 엄청난 경력의 소유자다. 치어리더들의 연예인, 13년차 치어리더 박기량이다. “치어리더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박기량 선배”라고 고백했다. 이제는 연기 생활을 하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게 한 주인공과 함께 같은 무대에 선다.

박기량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드림팀 치어리더에 합류해 SK나이츠에서 활동 중이다. 박소정은 자신의 우상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저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롤모델을 닮고 싶다는 욕심을 밝혔다. “예쁘고 유명한 것도 중요한데 응원을 제일 잘 하는 치어리더가 되고 싶어요”

“경기장에 직접 오시면 더 재미있고 즐겁게!”

농구와 KEB하나은행에 대한 애정이 큰 윤별하는 진지한 고민을 털어놨다. 저조한 여자 농구의 인기와 부진한 팀 성적이다. WKBL은 한국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인기가 떨어지는 리그다. 이번 시즌 6개 구단 개막전에 1만 6869명이 찾아 지난 시즌보다 3336명 늘어나며 초반 흥행 조짐을 보였다. 부산에 최초로 생긴 여자농구단인 부산 BNK 창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윤별하는 이럴 때일수록 치어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한 번에 많은 관중을 끌어올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런데 팬들이 어떻게 해야 경기를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어요”

박소정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이제 첫 시즌인 만큼 큰 목표는 없어요. 제 자리에서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자라는 각오일 뿐이죠”

윤별하와 박소정이 활동하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 시즌 6팀 중 5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이번 시즌도 아직 초반이지만 5위에 머물러있다.

둘은 부천 체육관에서 만난 날에도 KEB하나은행은 디펜딩 챔피언 청주 KB스타즈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팀의 패배에도 둘은 지치지 않고 팬들 앞에서 더 힘을 냈다.“이번 시즌에는 꼭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어요. 팬들이 경기장에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면 선수들이 더 힘이 나요. 저희들이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경기로 만들어드릴게요!”

/글= 이승우 기자 raul1649@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