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구장을 소개합니다,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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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파크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2005년부터 2년간 몸담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이다.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돌풍을 일으킨 추억이 있는 곳이다.

2004년 4월 개장한 펫코파크는 최신식 구장으로 최대 4만209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 중심지에 있는 만큼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 온화한 기후로 유명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인 샌디에이고에 잘 어울리는, 깨끗하고 아늑한 ‘공원 같은’ 구장이다.

아이들의 천국, 가족 나들이에 최고 구장


연갈색의 벽돌, 흰색 철골 구조로 지어진 깔끔한 외관이 주변 야자수와 조화를 이룬다. 외야쪽 출입구로 들어가면 이름 그대로 공원(park)에 온 것처럼 아늑하다. 올해 개장한 NC 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가 벤치 마킹한 ‘볼파크’ 개념에 가장 충실한 구장이다.

팀의 최고 스타였던 토니 그윈의 동상이 서있는 외야 관중석 뒤쪽 언덕이 가족 나들이에 딱이다. ‘공원 속 공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입장료가 가장 저렴하지만 ‘명당’이다.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다. 소풍을 온 것처럼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앉거나 누워서 편하게 야구를 볼 수 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된다.
그 옆에 어린이들을 위한 ‘미니 야구장’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캐치볼을 하거나 아이들끼리 공 놀이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중앙 펜스 뒤에는 모래 사장으로 된 진짜 ‘놀이터’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차고 넘친다. 아이들에게 천국 같은 구장이다.

좌측 외야 파울 폴에 붙은 4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도 눈길을 끈다. 100년 역사의 서부금속회사 빌딩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펫코파크 명물. 구단 스토어, 파티룸, 레스토랑으로 활용된다. 건물 옥상에도 관중석이 마련돼 있어 색다른 뷰(view)를 제공한다.

투수 친화 구장, 류현진에게도 약속의 땅
그라운드를 보면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측 102m, 좌중간 112m, 중앙 121m, 우중간 116m, 우측 98m로 비대칭이다. 인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홈 쪽으로 향하고, 습기가 많은 탓에 타구가 잘 뻗지 않는다. 파울 지역도 다른 구장보다 넓다. 전형적인 투수 친화 구장이다.

2012년 시즌 후 좌우중간 펜스를 앞당기는 공사를 했지만, 여전히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인 건 그대로다. 2019년 파크팩터에 따르면 펫코파크는 30개 구장 중 3번째로 득점이 적게 나왔다. 홈런도 최소 8위 구장으로 타자들에게 불리하다.

한국인 투수 류현진에게도 펫코파크는 ‘약속의 땅’이었다. 지난 2013년 빅리그 데뷔 후 LA 다저스 소속으로 펫코파크 원정에 총 4경기 등판한 류현진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호투했다.

샌디에이고는 ‘FA’ 류현진의 행선지로 현지 언론에서 자주 거론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년 연속 매니 마차도, 에릭 호스머 등 대형 FA 타자들을 영입했다. 올 겨울 마운드 보강이 과제인데 류현진의 샌디에이고행 가능성도 있다. 펫코파크가 류현진의 새 홈구장이 될지도 모른다.

/글=이상학 기자 waw@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