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게임, 현실 스포츠를 위협할 수 있을까? ‘VR AR’의 잠재력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많은 현대인들의 취미로 자리잡고 있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 전통 스포츠를 소재로 한 ‘스포츠 게임’은 생각보다 그 뿌리가 깊다. 지난 1958년 물리학자 윌리엄 하긴보텀이 개발한 ‘테니스 포 투’는 최초로 제작된 스포츠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조작해 모니터에 표시된 테니스 코트에서 공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테니스 포 투’는 가장 처음 만들어진 비디오 게임이기도 해서 약 30년 전 대중에게 알려졌을 때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스포츠 게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단연 ‘퐁’이다. 최초의 스포츠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인 ‘퐁’은 지난 1972년 출시 이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퐁’의 플레이 방식은 간단하다. 벽면을 맞으면 이동하는 공을 화면 끝의 ‘바’로 받아서 날려보내 상대방의 골대에 넣으면 포인트를 획득한다. ‘퐁’은 최근에도 새로운 제품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등장한 리메이크작 ‘퐁 테이블’은 시대 변화에 맞춰 핸드폰 충전, 블루투스, 커피 테이블 등 다양한 옵션이 포함됐다.

이후 개인용 컴퓨터의 확산 및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의 출현으로 스포츠 게임은 ‘콘텐츠-하드웨어’ 쌍끌이에 힘입어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지난 1994년 등장한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는 여러 버전을 거치며 축구 분야의 기념비적인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의 ‘더 쇼 시리즈’ NBA의 ‘2K 시리즈’도 출시 이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ACC 2016 대회. /OSEN DB
한국 게임사에서도 스포츠 게임은 큰 축을 담당했다. ‘마구마구’ ‘슬러거’ ‘컴투스 프로야구’ ‘이사만루’ 등 대형 야구 IP(지식재산권)와 함께 캐주얼 골프 게임의 선두주자 ‘팡야’, 새로운 시도로 큰 인기를 얻은 ‘프리스타일’이 시장에서 고른 성적을 냈다. PC, 모바일 환경에서 스포츠 게임은 한국 시장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이렇게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는 스포츠 게임은 또다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제 ‘e스포츠’와 ‘VR·AR’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OSEN플러스에서는 이러한 스포츠 게임이 어떻게 발전할지 관련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스포츠 게임, 이젠 e스포츠다

2K가 서비스하고 있는 ‘NBA 2K’는 전통 스포츠의 e스포츠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낸 게임이다. 미국 내에서 인기리에 막을 내린 전작에 이어 2K는 지난 18일 최신작 ‘NBA 2K20’의 글로벌 챔피언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2K에 따르면 오는 2020년 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ESL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결승전의 우승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 1,900만 원)로 책정됐다.

NBA 2K의 수석 부사장인 제이슨 아젠트는 “NBA, NBPA, ESL과 협력해 ‘NBA 2K 시리즈’를 위한 첫 토너먼트를 만들게 돼 기쁘다”며 “이번 글로벌 챔피언십은 전세계에서 성장하고 있는 농구의 인기를 반영했다. ‘NBA 2K 시리즈’를 즐기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NBA 구단들 또한 e스포츠 대회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현재 NBA 30개 팀 중 21개 구단이 ‘NBA 2K 리그’의 팀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NBA 2K 리그’ 대회의 결승전에선 필라델피아 76ers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대결했다. 이번 ‘NBA 2K20’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샬롯 호네츠의 계열사인 ‘호네츠 베놈 GT’가 합류하면 ‘NBA 2K 리그’의 팀을 소유한 구단 수는 ’22’로 늘어나게 된다. 훈련 시설에 대한 투자도 거리낌이 없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e스포츠 선수들을 위해 최고 수준의 트레이닝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게임 시장에서 스포츠 게임의 e스포츠화는 축구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열린 ‘EA 챔피언스 컵(이하 EACC)’은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아시아 클럽 대항전으로, EA가 주관하고 넥슨이 운영하고 있는 대회다.

지난 5월 26일 중국 상하이 유플러스 아트 센터에서 벌어진 ‘EACC 스프링 2019’ 대회에선 한국의 에이스 원창연이 이끄는 엘리트가 태국의 TNP레드에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넥슨은 ‘EACC’ 외에도 ‘고등피파’를 통해 학생들에게 e스포츠 대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게임의 미래, ‘VR·AR’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찾아야
스포츠 게임은 어디까지 나아갈까? 태동기 이후 개인용 컴퓨터, 비디오 게임기의 등장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뤄낸 스포츠 게임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시대를 맞아 또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 시장의 새로운 하드웨어로 관심을 받고 있는 ‘VR·AR’은 전용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단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VR·AR’의 스포츠 게임 적용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관계자는 “스포츠 게임 콘텐츠는 하드웨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존엔 모바일, PC, 콘솔이 스포츠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었다”며 “이제는 ‘VR·AR’이 도입되며 ‘직접 플레이 하는 경험’에 대한 유저들의 욕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실제로 해당 종목을 능숙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더라도 유저들은 ‘VR·AR’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며 “기술이 더욱 발전된다면 유저들은 해외 경기장에서 좋아하는 선수와 함께 가상으로 경기에 임하는 특별한 경험 또한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VR 산업은 비싼 기기값, 콘텐츠 개발 비용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시장 개척에 나서며 VR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4일에는 AR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