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들은 하면 화끈하게 합니다”  첫 부산연고 여자프로농구팀 BNK 이두호 구단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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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여자프로농구에 화끈한 구세주가 나타났다.

6구단 체재의 여자프로농구는 KDB생명이 2017-18시즌을 마지막으로 구단운영을 중단하며 위기를 맞았다. WKBL이 구단을 임시로 운영하고, OK저축은행이 후원을 맡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었다. 해체위기의 팀을 인수한 구세주가 바로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BNK였다. OSEN은 부산에서 BNK 썸 여자농구단 이두호 구단주(BNK캐피탈 대표)를 만나 창단 뒷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여자프로농구단 창단배경이 궁금하다.
BNK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사람들이 BNK 캐피탈을 외국회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전국영업을 하고 있는 캐피탈 입장에서 기업브랜드를 홍보할 필요가 있었다. 금융업은 수익이 생기면 일정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스포츠단 창단이었다. 여자농구가 애타게 인수할 회사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창단을 결심하게 됐다.


-여자농구가 해체위기에서 BNK가 구세주로 나타났다.
우리는 안하면 안하고 하면 제대로 한다. BNK가 하면 남다를 것이라고 WKBL 총재님에게 이야기를 했다. 구단을 운영하려면 제대로 하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처음으로 부산에 여자농구단이 생겼다. 상징성이 남다르다.
선수들이 부산에 온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부산이란 도시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살기 좋은 곳이다. 인심도 좋고 먹거리도 많다. 모든 경제가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역이 소멸돼가고 있다. 스포츠 붐업을 통해 부산경남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나눠드리고 싶다.

초대 감독으로 여성 유영주 감독이 선임됐다. 코칭스태프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것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님이 결정하신 부분이다. 여성 농구인들이 은퇴 후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왕 창단을 한다면 여성들에게 문호를 넓혀서 감독, 코치진 전원이 여성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창단 첫 시즌 개막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했다.
승부는 병가지상사다. 늘 이기고 지는 것이다.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해준 선수들이 고맙다. 다만 너무 의욕이 앞서 진안과 이소희 선수가 부상을 당해 아쉽다. 두 선수가 있었다면 홈 개막전에서도 더 재밌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홈 개막전에 5200명이 넘는 많은 팬들이 오셨다.
회장님 아이디어였다. 무료 입장과 자동차 경품을 걸었다. 5천명 입장관객 전원에게 무료로 유니폼도 선물했다. 경품으로 1억 원 이상이 소요됐다. 부산시민들이 여자프로농구를 잘 모르신다. 나도 관중들이 오실지 노심초사했다. 5시경 줄을 서 계신 관중들을 보니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농구에서 이렇게 공격적인 마케팅은 처음이다.
앞으로도 입장수익 전액을 관객들에게 경품이나 상품으로 다 돌려드릴 계획이다. BNK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 수익보다 사회환원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농구장 보수에도 11억 원을 투자했다고 들었다.
국내최초로 ‘BNK 센터’라는 네이밍권리를 획득했다. 농구장에 페인트칠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조명이나 전광판, 플로어도 모두 신경을 많이 썼다. 선수단이 창단부터 숙식을 부산 기장 인재개발원에서 하고 있다. 20억 원을 투자해 숙소 옆에 전용연습경기장도 착공해 11월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선수들이 더 연습할 시간을 벌어 전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 특별히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선수가 있다면?
선수 개개인에게 다들 애정을 갖고 있다.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소희 선수도 지켜보고 있다. 경기장에서 주장 정선화 선수 유니폼을 입고 있다. 무엇보다 원팀으로서 팀워크를 가지는 것이 스포츠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팀내에서 소통과 화합이 참 좋다.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도 지켜야 할 선을 잘 지키고 있다.

-유영주 감독은 어떻게 격려하고 있나?
경기를 즐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감독이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경기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에게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언론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부산MBC가 전경기를 공중파로 중계한다. 주말경기는 생중계로, 주중경기는 다음날 오후 1시에 녹화중계를 한다. 플레이오프나 올스타전을 제외한 정규리그를 공중파에서 중계하는 것은 여자농구에서 처음이다. 부산MBC의 도움으로 부산에서 여자농구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중앙언론도 최대한의 취재편의를 봐 드릴 계획이다.

-부산에서 여자농구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방안은?
가장 중요한 것이 승리다. 부산 사람들은 화끈하다. 롯데야구도 꼴찌를 하고 부산축구도 2부 리그로 강등돼 있다. 부산시민들 입장에서 어느 정도 성적만 낸다면 개막전 같은 열기로 호응해줄 것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파이팅넘치는 경기를 해준다면 부산 시민들도 즐기러 오실 것이다.

-끝으로 농구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산사람들은 안하면 안하고, 하면 화끈하게 한다. 파이팅넘치는 BNK 선수단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BNK가 부산경남을 연고로 한다. 홈경기 15경기 중 4경기를 경남지역에서 개최한다. 마산에서 2경기, 울산에서 1경기, 진주에서 1경기를 한다. 농구열기를 경남지역으로 확산하도록 애쓰겠다.
/글=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사진=BNK 썸 여자농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