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라는 팀명을 함께 사용하는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가 양대리그 MVP를 석권할 수 있을까.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가 정규시즌 MVP를 동시에 배출한 것은 2014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수상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당시 커쇼는 27경기(198⅓이닝)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와 사이영 상을 석권했다. 트라웃은 157경기 타율 2할8푼7리(602타수 173안타) 36홈런 111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르며 생애 첫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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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의 몬스터 시즌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벨린저는 2018 시즌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반등에 성공하며 MVP를 노리고 있다. 벨린저의 시즌 성적은 151경기 타율 3할2리(543타수 164안타) 46홈런114타점 OPS 1.032로 내셔널리그 OPS 2위, 홈런 3위, 타점 7위, 타율 9위를 달리고 있다.
벨린저는 타율, 홈런, 타점 등 주요 타격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할 전망이지만 고른 활약으로 MVP 레이스에서는 1순위로 꼽힌다. 최근 MVP 투표권자들은 타율과 타점 등 전통적인 타격 지표를 중요시하지 않는데다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MVP 수상자인 옐리치는 올 시즌 130경기 타율 3할2푼9리(489타수 161안타) 44홈런 97타점 OPS 1.100을 기록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에서 도루 3개를 성공시키며 30도루를 기록한 옐리치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30도루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만약 옐리치가 5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면, MVP는 옐리치의 것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11일 자신의 타구에 맞아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남은 시즌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옐리치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등 모든 타격 비율 성적에서 벨린저에 앞선다. 하지만 일찍 시즌을 마감하면서 누적 성적에서는 벨린저에게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
옐리치 외에도 앤서니 랜돈(워싱턴 내셔널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경쟁자들이 있지만 타격, 수비, 주루 등을 종합했을 때 벨린저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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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웃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역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남은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의 중심타자 알렉스 브레그먼이 빼어난 성적을 기록중이고, 투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도 다승-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석권할 가능성이 있어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MVP 투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을 보면 트라웃이 다른 경쟁자들보다 뛰어나, 수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양대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와 베이스볼레퍼런스의 WAR 순위를 보면 두 사이트 모두에서 트라웃이 아메리칸리그 WAR 1위를 지키고 있다. 팬그래프 기준으로는 트라웃(8.6), 이어서 브레그먼(7.8), 마커스 세미엔(오클랜드 7.3), 게릿 콜(휴스턴 6.7)순이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도 트라웃(8.3)이 1위, 세미언(7.9)과 브레그먼(7.8), 벌랜더(7.7)가 뒤를 따르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이 지난 24일 실시한 모의투표에서는 트라웃(1위표 36장)과 벨린저(1위표 21장)가 나란히 양대리그 MVP로 이름을 올렸다. 현지에서도 두 선수의 MVP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트라웃과 벨린저가 MVP를 수상한다면 트라웃은 커리어 세 번째, 벨린처는 생애 첫 MVP 수상이 된다.
/글=길준영 기자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