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 인터뷰] 아이오아이 청하 발굴해 ‘솔로퀸’으로 키운 MNH 이주섭 대표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 레벨 평가에서 처음 보여준 청하의 퍼포먼스는 몇 년이 지난 후에도 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 장면 중 하나다. 청하는 강렬한 등장과 함께 착실하게 실력을 어필하며 아이오아이로 데뷔했고, 팀 활동 종료 후에는 솔로 가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MNH엔터테인먼트라는 낯선 회사 소속의 연습생에서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솔로퀸’으로 거듭난 청하다. 그리고 그런 청하의 곁에는 MNH 이주섭 대표가 있었다.

청하의 성공 덕분에 MNH는 국내 가요계 중소 기획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됐고, 이주섭 대표의 ‘안목’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밴드의 꿈을 키우던 스물 일곱 살,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연기자와 그룹 2PM의 매니저로 경력을 쌓고 지금의 MNH를 설립한 이주섭 대표.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음악 잘하는 친구들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그다. 슬럼프를 잘 극복해내고 ‘솔로퀸’ 청하를 성공시키고, 걸그룹 밴디트를 데뷔시키며 착실하게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이주섭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MN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MNH 이주섭 대표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 JYP엔터테인먼트를 그만두고 1년 정도 빵집을 운영했어요. 원래 최종 목표가 제작자였는데 못하고 그만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죠. 다시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 큰 작용을 한 것 같아요. JYP에서는 매니지먼트 일을 했던 거지 나머지 일은 해보지 못했어요. (MNH를 설립하며)정말 맨땅에 헤딩을 한 거죠.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고, 현장에서 깨지면서 배웠어요.

-MNH의 이름을 알린 첫 아티스트가 가수 청하다.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 캐스팅을 많이 도와주던 지인이 있는데, 계속 좋은 친구가 있다고 만나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 친구도 청하와 연락이 끊겼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서 소개시켜 줄 수 있었어요. 청하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시절인데, ‘놀러 온다고 생각하고 와보라’고 했어요. 청하의 스토리를 알고 있어서 욕심이 났고, 첫인상이 그렇게 강렬하진 않았는데 계속 뇌리에 남아 있더라고요. 계속 생각이 나는 친구는 청하가 유일했어요. ‘이 친구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에 함께 하게 됐어요. 그러다 좋은 기회로 ‘프로듀스 101’에도 나가게 됐고요.

-청하는 아이오아이 활동 종료 후, 솔로 가수로 데뷔해서 큰 성공을 거뒀는데 예상했나요?

▲ 사실 여자 솔로 가수로 데뷔해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청하도 처음부터 솔로를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솔로 프로젝트 개념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걸그룹 준비를 하고 있었고, 청하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청하가 돌아온 시점에 청하를 걸그룹 준비하던 팀에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더라고요. 심리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차이가 있잖아요. 프로젝트 형식으로 솔로를 진행했는데, 두 번째 앨범 내고 나서는 ‘넌 솔로야’라고 했어요.

-국내 가요계에서 솔로 여자 가수로 성공하기 쉽지 않는데, 청하의 성공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 청하는 스토리텔링이 되는 친구죠.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있다가 방출이라는 시련을 겪었고, 신생 회사 소속으로 ‘프로듀스 101’에 나갔고요. 또 아이오아이 끝나고 MNH로 돌아와서 솔로로 성공하면서 반전을 준 것 같아요. 청하 자체가 좋은 스토리죠.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가 무대를 잘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청하는 감동 줄 만큼의 무대를 잘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또 대중에게 이 점이 잘 각인돼 있었잖아요. 청하는 퍼포먼스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보컬도 굉장히 좋아요. 청하의 솔로로 처음 ‘월화수목금토일’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죠. 솔로로 정식 데뷔하기 전에 청하를 알릴 수 있었어요.

-MNH로서는 청하의 성공으로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요.

▲ 물론 금전적으로 좋아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회사 이름이 많이 알려졌어요. 이젠 MNH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도 생겼고요. 어마어마하게 큰 수확이다. 청하는 우리 회사 1호 가수예요. 많은 고마움을 느끼고,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청하의 성공과 함께 지난 4월에는 5인조 걸그룹 밴디트(BVNDIT)도 데뷔 시켰어요.

▲ 아직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밴디트의 첫 번째 앨범을 냈을 때 예측했던 부분과 맞아 떨어지긴 했지만, 다르게 나왔던 부분도 있었어요. 두 번째 앨범은 수정, 보완해서 나왔어요. 또 다른 점들을 수정하고 보완해서 다음 앨범을 내야겠죠. 앨범 제작에 있어서 정답과 공식은 없는 것 같아요.

밴디트 멤버들이 처음 MNH에 왔을 때 회사는 황무지였어요. 저라는 사람을 믿고 지금까지 와준 거죠. 그 자신감은 있어요. 이 친구들이 연습생 4~5년차에 데뷔한 건데, 1년마다 연습생 계약을 갱신했어요. 억지로 끌고 가서 만들기보다 하고 싶다는 의지로 이뤄가고 싶었어요.

-여자 솔로와 걸그룹 제작은 아무래도 차이가 클 것 같아요.

▲ 밴디트를 데뷔시키고 냉정한 현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내가 했던 자신감만으로는 안 되는 세상이 있다고 깨달았죠.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했고,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다 보여주려고 했어요. 밴디트 멤버들에게 보컬을 강조했어요. 보컬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무대에서 꼭 라이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퍼포먼스가 아쉬울 수 있겠지만 보컬 기반을 잘 갖추고 퍼포먼스도 하나씩 가다듬었어요. 스텝 바이 스텝으로 흔들림 없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가고 싶어요.

-청하와 밴디트를 어떤 가수로 키우고 싶나요?

▲ 지금 청하는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선을 잘 타면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는 아티스트의 길을 가게 만들고 싶어요. 보컬적으로 더 좋은 실력을 갖고,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 친구의 음악을 즐겨 듣고, 나오길 기대하는. 가수로서 평생을 살면서 대중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면 좋겠어요. 잘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성을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밴디트 멤버들도 가수라는 꿈이 있었기에 노력해서 데뷔한 만큼, 가수로서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진보하지 못하면 할 수 없잖아요. 청하도 밴디트도 노력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하를 성공시키고, 밴디트도 데뷔시키며 제작자의 꿈을 이뤘는데 다음 꿈이 있나요?

▲ 제작자로 냈던 앨범들이 대중에게 사랑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하게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이걸로 만족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니 더 큰 꿈과 희망이 있죠. 우리 회사가 더 좋은 가수들, 더 많은 가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가는 게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예요. 우리 회사의 가수와 콘텐츠, 행보가 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기대받는 거요.

/글=선미경 기자 seon@osen.co.kr

/사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