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biz=강희수 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와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소리를 잡아두는 ‘소리 사냥꾼’은 아니다. 전자 기기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가장 원음에 가깝게 들리도록 정제하는 이들이다. 공간에 맞춰 소리를 조율하는 모습은 재단사에 가깝고, 공간과 충돌하는 소리를 정제하는 모습은 야생마를 길들이는 카우보이에 가깝다. 튜닝에 문외한인 기자에게는 귀신 잡는 해병대 같아 보이기도 하고, 영화로도 나왔던 ‘고스트버스터스(Ghostbusters)’ 같기도 하다.
자동차, 소비자, 기업간 최고의 연결 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HARMAN International Korea)에서는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들을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acoustic system engineer)라 부른다.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의 주선으로 남다른 재주를 가진 ‘소리 재단사’들을 만났다. ‘뱅앤올룹슨 카오디오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하는 GV80 사운드 토크(GV80 Sound Talk)’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카 클럽 ‘에레보(EREVO) 신사’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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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소리 재단사’들은 하만의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acoustic system engineering)팀에 소속돼 있다. 이 팀은 세계 각국의 연구소에서 소리와 씨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100여 명이 ASE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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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 카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이 추구하는 방향은 뚜렷했다. 4인승 자동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네 좌석 모두에서 균일한 사운드가 들려야 하고, 어느 좌석에서도 소리의 손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목표는 정해졌다. 이제 고스트버스터스가 출동할 때다.
뱅앤올룹슨이 장착된 GV80에 올라 타 소리의 질감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 지 경험할 수 있었다. 재단사들이 소리 자체를 바꾸는 건 안 될 일이다. 소리의 이미지를 손질하는데 머물러야 한다.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음악밴드 활동도 하고 있다는 엔지니어가 튜닝 전후의 음악을 번갈아 들려줬다. 튜닝 전의 소리도 명징했다. 문외한에게는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사운드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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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코리아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팀 전문가들의 손길로 매만져진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제네시스 GV80, GV80 쿠페를 만나 더 빛나고 있었다. 소리는 공간이 없이 홀로 서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GV80 사운드 토크가 열린 ‘에레보(EREVO) 신사’에는 뱅앤올룹슨 카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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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오디오가 고음, 중음, 저음을 하나씩 조절하는 식이라면 베오소닉(Beosonic™)은 ‘밝음(Bright)’ ‘활동적(Energetic)’ ‘편안함(Relaxed)’ ‘따뜻함(Warm)’의 감성적 언어로 고유한 사운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청음자는 4요소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요소를 아날로그적으로 설정을 할 수 있다. 직관적이고 쉽다. 손가락 터치 하나로 개인 성향에 맞는 음질을 선택할 수 있다.
카오디오 시장을 선도하는 하만은 모델과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제네시스-뱅앤올룹슨, 기아-하만카돈을 비롯해 도요타-JBL, 렉서스-마크레빈슨, BMW-하만카돈, BMW- 바워스 앤 윌킨스, 르노-하만카돈, 아우디-뱅앤올룹슨, 피아트-JBL, 볼보-하만카돈, 볼보-바워스 앤 윌킨스, 폭스바겐-하만카돈, 캐딜락-AKG 등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카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은 ‘사운드 또는 오디오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어쿠스틱 엔지니어링’이라 하는데 이는 물리학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쿠스틱스는 바이브레이션을 통해 생성되는 사운드를 연구하는 분야다. 다양한 사운드가 발생하는 차량에서는 특이한 어쿠스틱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커, 앰프, 다양한 알고리즘, 튜닝 프로세싱 등 모든 요소들을 모아 시스템화 할 필요가 있다. 개발 초기부터 차 제조사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팀은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부서 내의 핵심 조직이다. 자동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어쿠스틱 환경을 연구하고 차량 내부에 적용되는 스피커, 앰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의 시스템을 제안해 최적의 사운드를 튜닝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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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총괄 문소연 이사는 전기차에 채택되는 사운드 시스템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전기차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인 ‘무게’는 사운드 시스템에도 영향을 끼친다. 배터리로 가는 전기차는 무게가 무거울수록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든다. 되도록 무게를 줄이는 게 전기차의 당면 과제다.
하만에서 기여하는 건, 스피커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사운드 시스템 중 중량이 나가는 게 스피커이다. 특히, 서브 우퍼와 우퍼같이 크기가 큰 스피커들이 대상이다. 미드레인지나 트위터들은 크게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
스피커의 사이즈와 중량은 줄이되 효율은 높여서 기존 스피커 대비 동일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기차 사운드 시스템 개발의 과제이다.
스페이스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에 여러 기술들이 시도되는데 그 중 하나가 ECS(Externally Coupled Subwoof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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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은 2009년부터 능동형 소음 제어 솔루션 할로소닉(HALOsonic)도 개발해왔다. 할로소닉은 크게 필요에 따라 소음을 제거하는 기술과 소음을 생성하는 기술로 나뉜다. 할로소닉(HALOsonic) 기술을 접목해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한 능동형 노면 소음 제어기술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은 2020년 제네시스 모델에 투입됐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