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biz=강희수 기자] 묘한 메타포(metaphor)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메타버스’로 신년회를 하면서 “가능성을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메타버스는 가상 현실의 세계다. 자동차는 지극히 현실의 세계다. 가상 현실의 세계에서 ‘실현’을 논했다는 건, 꿈꿔왔던 야망을 현실 세계로 만들겠다는 메타포가 숨어 있다. 메타버스를 택한 게 단지 코로나19 탓만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실현’을 언급한 정의선 회장의 신년 메시지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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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실현’을 언급한 것은 순서에 입각해서다. 작년 신년 메시지에서 '게임 체인저로의 전환'을 선언했기 때문에 올해도 '선언'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올해는 가시적인 실현의 단계에 접어들어야 하는 마음의 짐이 있다. 작년의 선언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도 유추할 수 있다.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한다”고 했기 때문에 예전에 없었던 그 무엇이 나와줘야 한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Metaverse)의 ‘라이브 스테이션(Live Station)’ 무대에서 ‘실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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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상품의 핵심인 모터, 배터리, 첨단소재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의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 5, EV6, GV60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올해는 아이오닉 6, GV70 전동화모델,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장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대중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정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는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그룹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도 강조했다. “우수인재가 있는 곳에 AI 연구소를 설치해 관련 분야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수한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 네트워크 강화는 물론, 소프트웨어 코딩 대회와 개발자 컨퍼런스 등 개발자들의 창의성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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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로보 라이드(RoboRide)’,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인 ‘셔클(Shucle)’과 결합한 로보셔틀(RoboShuttle)은 상반기에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일원이 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올해 서비스 로봇인 스팟(Spot)의 상용화에 돌입하고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Stretch)를 시장에 선보인다.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UAM은 ‘슈퍼널(Supernal)’ 브랜드로 이름을 얻었다. 슈퍼널은 ‘최상의 품질을 갖춘 천상의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UAM 법인명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제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문화 측면에서는 “전 그룹에 걸쳐 가장 기본이 되는 디테일한 품질 관리 및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여 사회와 모범적 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와 함께하는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 고객들과 함께 더 발전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