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기조 연설 또 나서는 GM 회장, 새해 투자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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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biz=강희수 기자] 매년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전자회사의 울타리를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그 중에서도 ‘움직이는 종합 IT 플랫폼’을 지향하는 자동차 기업의 약진은 특히 두드러진다. 수십년에서 많게는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정통 모터쇼가 생기를 잃어가는 현상과 대조적이다.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을 반영하듯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최고위 리더들도 즐겨 이 행사를 찾고 있다. 그들이 CES에서 던지는 화두는 곧바로 자동차 산업계의 핵심 이슈가 된다. ‘움직이는 종합 IT 플랫폼’도 모자라 ‘움직이는 친환경 IT 플랫폼’으로 변해가야 하는 자동차 기업들은 이번 CES 무대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미국 자동차 산업의 맹주,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도 이번 CES를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혁신 기업의 면모를 보여 줄 기회로 삼고 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가 2년 연속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다는 소식이다.


메리 바라 회장은 ‘CES 2022’ 기조 연설 무대에서 GM의 차량 기술 로드맵을 공유할 예정이다. 탄소 배출 제로 비전을 위해 설계된 GM의 쉐보레 실버라도 EV를 공개하며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지형을 거론한다.

사실 GM 전동화 설계의 큰 틀은 이미 ‘CES 2021’에서 제시됐다. 당시 바라 회장은 GM의 전 전동화, 즉 all-electrification 전략을 꺼내들었다. 전동화 기술 개발과 함께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 ‘Everybody In’도 언급했다. 미래 기술로는 자율주행 수직이착륙 항공기 ‘VTOL’의 콘셉트를 공개했다.

메리 바라 회장의 메시지는 공격적 투자의 신호탄이었다. GM은 CES 2021 이후 투자 확대에 나섰고, 신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1년, 바라 회장의 CES 2022 연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규 투자의 흐름을 그녀의 입에서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메리 바라 회장이 선창한 GM의 ‘all-electrification 전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구분된다.

전동화 자동차를 생산하는 하드웨어 플랫폼은 얼티엄(Ultium)이, 디지털 라이프를 이끌어갈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얼티파이(Ultifi)가 기반을 형성한다.

GM의 얼티엄 플랫폼은 소형부터 대형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와 출력, 다양한 성능의 차종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

신형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소비자 경험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얼티파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또는 각종 기기 애플리케이션에 연동해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에 접근하고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얼굴 인식으로 시동을 걸 수 있으며 클라우드 연결로 도로 인프라와 통신해 실시간으로 도로 위험 감지 또는 도로 상황 변화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완전자율주행으로 가는 자회사 크루즈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는 GM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크루즈가 담당하고 있다.

크루즈는 2020년 1월, 자율주행 레벨의 최고 단계인 5레벨의 목적지 도착 및 주차까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 ‘오리진(the Cruise Origin)’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행을 진행해 왔으며, 운전자가 전혀 없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테스트를 마쳤다.

현재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행정관청의 최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의 제한된 지역 공공 도로에서 저녁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시속 30마일(약 48km/h)의 최고 속도를 내는 자율주행 차량 최대 30대를 운행하고,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자율주행 버전을 로보택시 서비스에 사용할 예정이다.

GM은 세계 최초 고속 운전용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수퍼 크루즈와 더불어 지난 10월, 95% 핸즈프리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울트라 크루즈를 공개했다. 울트라 크루즈는 도로의 교통 신호를 포함한 장치에 반응해 도로의 속도 제한을 따르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경로에 따라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거나,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며, 가까운 물체의 회피 및 주차까지 지원한다. GM은 울트라 크루즈를 오는 2023년부터 캐딜락의 주요 차량에 적용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내연기관 차의 친환경화와 신규 사업

GM의 전동화 전환은 CEO의 결단이 필요한 결정이었다. 종전 GM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이 내연기관차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없는 기업은 혁신이 있더라도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GM은 기존 내연기관 차의 친환경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운송 및 관련 서비스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미 수익 창출을 시작한 차량 내 구독 서비스는 본격 확장의 단계로 접어든다. 현재 GM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제공하고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는 차량 유지 보수, 연중무휴 24시간 긴급출동 지원 및 책임 보험을 포함하고 있다. 운전자는 월 사용료를 지불하고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앨런 웩슬러(Alan Wexler) GM 혁신성장 부문 부사장은 “현재 북미와 캐나다의 GM 차량이 약 1,600만대에 육박하는데, 그중 약 25%인 420만 운전자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2023년 얼티파이(Ultifi)의 출시와 더불어 사용자 수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기상용차 생태계 브라이트드롭

브라이트드롭은 GM이 상용차 시장이 전기차의 주요 성장 영역이 될 것으로 판단해 개발한 신규 사업이다. 전기차 업계 최초로 운송 및 물류 회사가 상품을 보다 효율적 운송할 수 있도록 하고, 단순한 물류 배송용을 넘어 대형 물류 산업을 위해 개발됐다.

브라이트드롭 EV600.

GM은 전기 상용차인 EV600, 중형 버전인 EV410을 공개한 바 있는데, 전기 상용차 개발뿐만 아니라 바퀴 달린 첨단 운송 보조 전기 팔레트 EP1도 함께 선보였다. EP1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더해져 배송 차량에서 주문자의 집 앞까지 운반을 도우며 위치 모니터링, 원격 제어를 통한 잠금과 해제 등을 지원한다.

GM은 2025 년까지 미국에서 택배와 음식 배달 및 역물류에 대한 시장 기회를 합치면 시장 규모가 8,500 억 달러(약 1,012조)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 트럭, 항공 우주 산업, 해상산업도 전동화

GM은 미국의 기관차 제조 기업 웹텍(Wabec)과 협력해 철도 산업을 위한 얼티엄 배터리 및 하이드로텍(HYDROTEC) 수소 연료전지 솔루션 관련 사업을 확장한다. 또한 통합 기내 항공기 시스템 공급업체 리브헤어-에어로스페이스(Liebherr-Aerospace)와는 항공기용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 보트 모터 제작 회사인 퓨어 워터크래프트(Pure Watercraft)의 지분 25%를 인수하고, 나사(NASA)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에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함께 참여해 달 표면을 달리는 달 탐사용 전기차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GM의 전 전동화 목표를 위한 노력들은 결국 미래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주도권으로 수렴된다. 204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바이든 정부가 제시한 2030년까지의 기후 목표 설정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 폐기물 제로를 목표로 GM 차량 내 사용되는 부품의 50%를 재활용 소재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25년까지 미국 사업장 내 모든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공급하며 2040년까지 GM 글로벌 마켓의 현지 재생 에너지 표준을 100% 충족하기로 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