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4년내 전기차 10종 출시...내년엔 타호, 시에라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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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biz=강희수 기자] 한국지엠이 4년내 국내 시장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개발팀의 전기차 엔지니어링 역량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쯤되면 한국지엠을 향한 불안한 시선은 이만 거두어도 될 듯하다.

한국지엠의 미래 전략은 12일, 인천시 부평구 GM 디자인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행사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의 고위 인사도 내한했다.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이하 GMI) 사장이 여러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공개하며 신뢰도를 더했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등 각 사업장 최고위 임원들도 모두 참석했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날 행사는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GM Future Growth Press Conference)’라는 타이틀이 붙어 한국 사업장에 대한 GM의 인식을 알게했다. GM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는 한국 사업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스티브 키퍼 GMI 사장.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는 약속은 꽤나 묵직했다. 친환경 전기차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키퍼 GMI 사장은 "충돌 제로, 배출 제로, 혼잡 제로 등 트리플 제로 비전(triple zero vision)을 추구하는 GM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GM이 보는 한국의 역할은 여전히 투 트랙이다. 핵심 생산지이자, 소비 시장이다.

생산지로서의 역할은 2개의 글로벌 신차 플랫폼에서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이뤄진 GM의 투자를 바탕으로 트레일블레이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고, 2023년 출시 계획 중인 새로운 CUV가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

한국지엠의 핵심역량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 Technical Center Korea, 이하 GMTCK)도 2개의 신차 개발과는 별개로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의 합작도 핵심 사업의 하나다. 탄소배출 제로 비전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설립한 합작회사 얼티엄(Ultium)는 GM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스티브 키퍼 GMI 사장은 “지난 100여 년간 세상을 변화시켜온 GM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며 “GM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고객 중심의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변곡점에 와 있고, 한국 시장은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빨라 많은 기회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는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해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SUV, 크로스오버, 럭셔리 모델까지 우리 고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고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키퍼 사장은 경쟁력과 수익성이 지속 가능한 한국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업장은 국내에서 생산해서 전 세계에 수출하는 차량들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수입 차량들을 결합해 한국 내 지속 가능한 수익성 목표를 향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이어 "2023년에 출시될 예정인 글로벌 크로스오버의 제조 품질, 신차 출시 과정의 우수성에 집중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자동차 소비시장으로서의 한국시장에는 다양한 차종이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타진한다. 당장 내년에는 GMC 시에라가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성공적 안착으로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이 가능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한국지엠은 국내 최대 외투 기업으로서 협력업체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수 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국내 경제 발전은 물론 자동차 산업의 안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GX 출시는 국내 사업 안정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이정표를 만들었다. 여기에 추가로 2023년 계획된 글로벌 차세대 크로스오버 차량(CUV) 출시를 위해 생산설비 운용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투 트랙으로 추진되는 GM 글로벌 수입 제품 확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게 된다.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플래그십 모델인 타호(Tahoe)를 내년 1분기 국내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풀사이즈 럭셔리 픽업트럭인 GMC 시에라(Sierra)를 최초로 국내 시장에 공개할 계획이다. 타호는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도입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시에라는 GMC의 풀 사이즈 럭셔리 픽업트럭으로 콜로라도의 성공이 전격 도입의 배경이 됐다.

로베르토 렘펠 GMTCK 사장.

우리나라에는 GM의 혁신 기업 전환에 중요한 구실을 맡은 조직이 하나 더 있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 Technical Center Korea)다. 이 조직은 2023년까지 글로벌 EV 프로그램 전담 엔지니어 인력을 두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로베르토 렘펠 GMTCK 사장은 "한국의 테크니컬 센터는 GM 내 두 번째로 큰 엔지니어링 센터이자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3,000명 이상의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디자인에서 최종 차량 검증, 생산 기술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차량 개발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하고 "여기에 추가로 200명의 신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디자인 센터 내 새로운 디지털 툴 및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설비, 청라 주행시험장 내 능동 안전 시험로 도입 등 시설 업그레이드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GM의 전 전동화(all-electric)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500명의 한국 엔지니어가 얼티엄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EV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인원은 추후 GM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업무까지 담당하게 돼 두 배로 확대될 계획이다.

램펠 사장은 “GMTCK는 GM 글로벌 엔지니어링에 있어 자동차 설계, 동력 시스템, 제조 장비 설계 분야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GM 브랜드에 대해 20개 이상의 글로벌 자동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전력을 다하고 있는 한국팀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효율적이고 안전한 내연기관 차량을 설계하는 것 또한 GM의 전동화 여정의 일부다. 한국 엔지니어링 팀이 개발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으며, 새로운 C-CUV 프로그램으로 이러한 성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렘펠 사장은 "GM의 전동화 전략에 있어 우리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유연한 얼티엄 플랫폼과 얼티파이(Ultif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EV 프로그램을 통해 GM 글로벌 엔지니어링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GM의 한국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