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업 수장은 왜이래?’ 투자자 떨게 만드는 CEO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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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biz=임재형 기자] 바야흐로 ‘개미 투자자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지난해 상반기 ‘동학 개미’가 주도하는 주식 투자 열풍으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33조 원을 넘겼다. 올해는 지난 7월 9일까지 60조 원을 돌파하면서 순매수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누구나 성투(성공적인 투자)를 원하지만 끝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투자자들을 대표적으로 떨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CEO 리스크’다. ‘CEO 리스크(오너 리스크)’란 특정 기업의 CEO가 제대로된 경영 판단을 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해 기업 가치 하락을 불러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전문 경영인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할때 해당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는다.

이러한 ‘CEO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자신만의 기준으로 기업에 힘을 보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최근 ‘CEO 리스크’로 기업에 큰 손해를 입히고 있는 경영인은 누굴까. 테슬라의 오너 일론 머스크(50)를 투자자들을 떨게 만드는 대표적인 기업가로 꼽을 수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의 자산일까 악재일까

지난 2004년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는 기존 자동차 회사의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 2017년까지 무려 46억 달러(약 5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테슬라는 지난 2018년 ‘테슬라 모델3’의 양산에 성공하면서 지난 201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일 중독자’라 불리는 일론 머스크의 열정은 테슬라의 성장을 만들어냈다.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치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능력과는 별개로 테슬라의 주가는 고점을 달성한 이후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한때 주당 900달러에 근접했던 테슬라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7월 12일 기준 65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특히 3월과 5월에는 6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을 절망감에 빠트렸다.

테슬라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단연 일론 머스크의 SNS 발언들과 코인 시장과의 관련성이다. 일론 머스크는 ‘비트 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2021년 들어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 소식을 발표하면서 가상 화폐 시장을 크게 달궜다.

하지만 지난 5월 13일 일론 머스크는 “비트 코인의 채굴에 과도한 전력 및 화석 연료 사용이 이뤄진다”며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가상화폐 및 테슬라 주가에 큰 폭탄을 투하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60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5월 18일 종가 기준 563달러까지 주가가 가라 앉았다. 테슬라에 대한 인기가 치솟던 1월에 테슬라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거액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CEO 리스크’, 2014년 대한항공 사태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CEO 리스크’가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렸을까. 대한민국에서 ‘CEO 리스크’를 지닌 기업 중 한진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4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객실 승무원의 서비스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직원을 질책하고 예정된 시간보다 운항을 지연시켰다. 당시 큰 논란이 된 ‘땅콩 회항’ 사건은 무려 4년이 지난 2018년까지 이어졌다.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은 그간 직원들에게 폭언, 뒷담화 등의 피해를 입었다.

2018년에도 대한항공은 조현민 진에어 전무의 광고대행사 대상 갑질로 타격을 입었다. 당시 조현민 전무는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물병을 던지는 ‘갑질’을 했다. 이러한 ‘CEO 리스크’가 불거질때마다 대한항공 주가는 출렁였다. 지난 2018년 4월 대한항공 주가는 17일까지 4거래일 만에 6.13% 하락했으며, 한진칼 주가도 같은 기간 3.64% 낮아졌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