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재형 기자] 3차 산업 혁명 이후 반도체는 사회를 움직이는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현대인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스마트폰부터 자동차 등 운송 수단, PC, 냉장고, 웨어러블 기기까지 반도체가 포함되지 않는 전자제품은 전무하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설계·제조 방식에 따라 3가지 분류로 나뉜다. 생산 및 설계를 모두 담당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IDM)’,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Fabless)’, 위탁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 등이다. 1980년대 이전까지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은 IDM이 주류였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 막대한 설비 지출 등으로 반도체 시장은 점차 팹리스, 파운드리로 분화하는 추세에 있다.
파운드리 분야의 절대 강자는 대만의 TSMC다. 2020년 4분기 기준 1위 TSMC의 점유율은 55.6%에 달한다. 2위 삼성전자(16.4%)와 격차는 약 40%p다. TSMC, 삼성전자가 주력인 시장에 IT 공룡 기업 인텔이 뛰어들면서 파운드리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파운드리 공장 신설을 위해 20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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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분야의 성장 예측은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제경제 침체 속에도 지난 2020년 파운드리 시장의 매출은 상당했다. 2019년 대비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24% 성장했으며, 2025년까지 1000억 달러(약 111조 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파운드리 시장이 이처럼 커지는 이유는 나날이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 때문이다. 최근 많은 IT 기업들은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파운드리는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IT 기업들은 막대한 생산 설비 투자 없이도 파운드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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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지난 4월 1일 3년 간 1000억 달러(약 111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투자 금액은 무려 280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 요구에 TSMC의 투자 금액은 더욱 늘었다. 기존에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 1개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는데,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공장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한 삼성전자의 투자도 공격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발표한 ‘반도체 2030’ 비전에서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을 두고 오스틴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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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수 없는 상대이지만 TSMC와 삼성전자가 확보한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공정 기술에서 5나노미터 생산을 상용화했으며, 3나노미터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자체 반도체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이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텔의 반도체 생산 공정은 14나노미터 수준으로, TSMC-삼성전자에 뒤떨어진 상태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