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롤러블’ 2021년 스마트폰 大戰 승자는?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임재형 기자] 지난 2007년, 미국의 한 기업가가 발표한 프레젠테이션은 전세계 휴대폰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검은색 폴라티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스티븐 잡스는 단 3마디로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아이팟’ ‘폰’ ‘인터넷 검색기’. 역사적인 스마트폰, ‘아이폰’의 탄생 순간이었다. 이처럼 애플이 방아쇠를 당긴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품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의 대성공 이후 스마트폰은 바(Bar) 형태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큰 화면, 고화소의 카메라, 얇은 베젤(테두리) 등으로 차별화를 꾀해왔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 이상 기존 스펙을 강화할 수 없게 되자, 개발사들은 다시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리적 외형을 의미하는 ‘폼팩터(Form factor)’ 변경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스마트폰의 폼팩터란?


사전적 의미로 ‘폼팩터’는 하드웨어 제품의 크기나 구성, 물리적 배열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컴퓨터 하드웨어의 규격을 지칭할 때 많이 사용되었는데, 모바일 기기의 발전과 함께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외형을 가리키는 요소로 많이 차용되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의 ‘폼팩터’는 아이폰, 갤럭시의 바 형태가 압승이었다. 쿼티(QWERTY) 키보드가 도입된 블랙베리, 엑스페리아 등은 몇몇 마니아층을 끌어 모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과 자판 문제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다. 바 형태의 스마트폰은 큰 화면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었으며, 향후에는 베젤(테두리)까지 얇아져 가용 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에 효율성은 더욱 높아졌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길쭉한 스마트폰 외형은 개발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 LG전자가 공개했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벤디드가 아닌 폴딩 방식으로 스마트폰에 적용되면서 시장은 요동쳤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폴더블’에 이어 디스플레이가 내부적으로 말리는 형태인 ‘롤러블’을 출시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2021년의 화두, 폴더블과 롤러블
2021년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기술은 ‘폴더블’과 ‘롤러블’이다. ‘폴더블’의 역사는 ‘롤러블’보다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의 첫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의 공개가 임박해지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로욜, 화웨이는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먼저 공개했다. 삼성전자은 지난 2019년 2월, 예상대로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 폴드’를 발표했다.

첫 시도 이후 약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폴더블’ 분야의 독보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이후 삼성전자는 클램쉘(조개껍데기) 방식의 ‘갤럭시 Z플립’, 더욱 발전시킨 3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2’를 출시해 다시 한번 남다른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잡기 위해 제품을 내놓았던 모토로라, 화웨이는 내구성 등 여러 문제를 겪으며 주류 기기로 발돋움하지 못했다.

LG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며 ‘롤러블’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1월 11일 LG전자는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 2021’의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을 공개했다. 5초 간의 소개 영상에서 ‘LG 롤러블’은 스마트폰 화면이 늘어나며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상소문을 돌돌 말아 올렸던 것과 비슷해 ‘LG 롤러블’은 ‘상소문폰’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삼성의 약진과 LG의 추격

생활에 필수적인 기기로 자리 잡으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약 13억 6000만 대로, 지난 2020년 대비 9%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의 성적을 발판 삼아 생산량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망도 밝다. 지난 2020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려 73%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가 스마트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2G(2세대 이동통신) 시절 피처폰의 강자로 군림했던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2020년 4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가 새로운 폼팩터인 ‘롤러블 스마트폰’의 성적에 힘입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늘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