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 70, 누구랑 붙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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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biz=강희수 기자] 제네시스 SUV를 갖고 싶은데, GV80는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고 여긴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제네시스의 2번째 SUV, GV70가 시장에 나왔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V70를 두고 ‘럭셔리 중형 SUV’로 분류했다. 시장에서는 GV70의 경쟁차종으로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를 꼽는다. 벤츠는 GLC-GLE-GLS로 가는 분류를, BMW는 X3-X5-X7으로 흐르는 분류법을 취하고 있어, GLC와 X3는 굳이 소-중-대형으로 분류하자면 소형급에 속한다.

세그먼트를 혼란스럽게 하는 건 현대자동차그룹의 주특기다. 그런데 아직은 모른다. 제네시스가 SUV 라인업을 완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V70보다 작은 사이즈의 신 모델이 출시된다면 GV70는 어쩔 수 없이 중형 SUV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


떠밀리다시피 제네시스 GV70는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BMW X3 xDrive20i와 비교돼야 하는 처지다. 경쟁 모델이 모두 사륜구동이므로 GV70도 사륜구동이 나서야겠다.

GLC 300 4MATIC은 4기통 2.0리터 싱글터보 엔진을 쓴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37.7kg.m, 복합연비는 9.8km/l다. 전장은 4,670mm. 가격은 7,080~7,810만 원이다.

X3 xDrive20i도 2.0리터 4기통 싱글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6kg.m, 복합연비 9.5km/l다. 가격은 6,410~6,650만 원이다. 전장은 4,710mm. 그런데 X3는 3.0리터 6기통 모델도 있다. 387마력, 51.0kg.m의 토크에 가격은 8,910만원이다. 전장은 미세하게 길어 4,715mm.

GV70 풀타임 사륜구동 모델은 2.5리터 4기통 싱글터보 엔진을 쓴다. 304마력, 43.0kg.m의 토크에 복합연비는 9.7km/l다. 전장은 4,715mm. 가격은 5,086만 원부터인데 풀옵션을 택하면 7,550만원까지 올라간다. GV70는 3.5 터보 모델도 있는데 380마력, 54.0kg.m의 토크와 8.6km/l의 연비를 보인다.

쉽게 경쟁차종으로 분류되지만, 상세 스펙을 따지면 비교 기준이 온전히 일치하는 게 없다. 결국은 브랜드 신뢰도와 디자인, 편의성에서 선택이 갈릴 수밖에 없다.

다만, 제네시스는 풀 옵션이 아니더라도 꼭 필요한 옵션만 선택해 5,000만 원 후반대 가격에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GV70 가솔린 2.5 터보(기본가격 4,791만원) 모델에 선호도가 높은 AWD(295만원), 19인치 휠&타이어(69만원), 시그니쳐 디자인 셀렉션1(167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하이테크 패키지가 포함된 파퓰러 패키지1(412만원)를 고르면 차 가격은 5,734 만원이다.


▲GV70에 런치 컨트롤이?

제네시스 브랜드는 GV70의 경쟁력을 디자인과 편의성, 그리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에서 찾는다. 300마력 이상을 뿜어내는 2.5리터, 3.5리터 싱글 터보 엔진을 채택한 데서 제네시스의 전략이 엿보인다. 플래그십 GV80가 중후하다면 GV70는 상대적으로 역동적이다. 런치 컨트롤 기능이 들어가 있다는 게 다분히 전략적이다.

GV70의 디자인은 달리고 싶은 욕구가 절로 일게 끔 돼 있다. 외관, 특히 후면이 포르쉐 마칸을 닮았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일 게다. 실제 닮기도 했지만 GV70는 디자인에서부터 ‘주행성’을 강조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GV70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운 특징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외장 디자인’이었다.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스포츠 전용 휠이 포함된 스포츠 패키지를 따로 운영하는 것도 역동성을 강조한 GV70라 가능했다.

전면부는 GV80의 정체성의 그대로 따랐다. 제네시스 엠블럼을 형상화한 크레스트 그릴, 두 줄이 선명한 쿼드램프가 ‘얼굴’을 책임진다. 누가 봐도 GV80의 동생임을 안다.

또한 볼륨감과 입체감을 강조한 지-매트릭스(G-Matrix) 패턴을 라디에이터 그릴과 인테이크 그릴(앞범퍼 흡기구)에 적용해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GV70만의 스포티한 감성을 표현했다.

측면은 유선형이 특히 강조됐다. 이 역시 역동성 때문이겠다. 쿼드램프 상단에서 시작돼 차체를 가로지르는 아치형 라인인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과 볼륨감 있는 리어 펜더가 극적인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쿠페와 같이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아래로 흐르는 C필러의 크롬라인은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면부는 GV80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준다. 완만한 경사의 뒷유리와 심플하고 풍성한 볼륨이 특징인 테일 게이트에 쿠페형 SUV의 감각적인 느낌을 담았다. 여기에 얇고 긴 쿼드램프를 배치했다. 후면의 곡선은 포르쉐 마칸이 연상됨을 부인할 수 없다.

▲실내엔 여백의 미

실내로 들어가면 외관이 주는 역동성과는 달리 고요하고 평화롭다. 제네시스는 이 느낌을 두고 한국적 ‘여백의 미(Beauty of White Space)’라고 기술했다. 단순함의 기조 아래 포인트가 될 지점에만 볼륨감을 부여했다.

비행기 날개의 조형(에어로 다이내믹)에서 영감을 받은 실내 디자인은 유니크한 타원형 요소를 인테리어의 메인 테마로 활용했다. 선처리는 확실히 ‘한국적인 미’와 닮아 있다. 유려한 선으로 구분된 기능 단위들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풍부한 볼륨감을 품고 있다. 실내 중앙부(센터페시아)는 기본적인 물리 버튼 외에는 조작 기능을 액정표시장치(LCD) 터치패드 안에 몰아넣었다. 한결 콤팩트해진 공간에서 조작명령을 내릴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서 확보한 공간은 중앙의 1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에 아낌없이 할애했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엔터테인먼트, 운행정보, 차량정보가 시원스럽게 표출된다. 변속기는 회전 조작계(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를 채택했다. 스틱형에 비해 직관적이지 않는 점은 있지만 트렌드이다 보니 이 또한 적응해 가야할 요소다.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들도 눈에 띈다.

GV70에는 제네시스 라인업 최초로 애프터 블로우(After Blow) 기술이 탑재됐다. 애프터 블로우는 시동을 끄고 30분 후 팬을 작동해 공조장치 내부를 건조시켜 습기를 제거하는 장치다.

▲에어컨 냄새 안나요?

운전자가 시동을 끄면 자동차에서는 30분간 에바포레이터에 생긴 응축수의 자연 배수과정이 진행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배수가 완벽하지 못하면 곰팡이가 생겨 고약한 냄새가 실내로 유입된다. 애프터 블로우는 응축수 자연 배수과정 이후에 10분 동안 공기를 불어넣어 남은 물기를 건조시킨다. 동시에 공조 시스템은 외기 유입으로 전환돼 실내가 습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에어컨을 자주 켜는 여름철, 곰팡이 냄새를 미연에 방지한다.

엔진룸 프리필터와 고성능항균·콤비필터의 이중 필터 시스템도 실내 공기질 유지에 한 몫 한다. 고성능항균·콤비필터는 초미세먼지 포집 효율을 높여 실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밖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해 준다. 항균 기능도 추가돼 실내 부유 세균 등을 10분 내에 99.9% 제거할 수 있다.

GV70는 후륜구동 기반의 럭셔리 중형 SUV다. 겨울철 눈길에서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운전자라면 사륜구동에 시선이 갈 법하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추세라 오프로드 주행도 고려한다면 사륜구동이 답이다.

▲사륜구동엔 험로 주행 모드가

GV70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은 다양한 주행 조건(눈, 모래, 진흙)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험로 주행 모드(Multi Terrain Control)를 비치하고 있다. 눈길에서 이 모드를 선택하면 한결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가솔린 2.5 터보와 3.5 터보 엔진은 주행 조건에 따라 연소실 직접분사와 흡기포트 분사를 사용하는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고출력을 낼 때와 연비 주행을 할 때를 구분해 대응한다. 수랭식 인터쿨러를 채택해 가속 응답성을 개선했다.


자주 쓸 일은 아니지만, 갑갑하던 속이 확 트이는 쾌감을 맛보고 싶을 때 쓸 만한 기능이 GV70에 실려 있다. 엔진 토크와 휠 스핀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출발 가속을 극대화하는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이다.

세칭 ‘제로백’에 도전할 기본기를 갖췄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가솔린 3.5 터보 모델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1초만에 다다를 수 있다.

GV70는 앞유리와 창문에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격벽 구조와 2중 구조 플로어 흡차음 성능 강화로 정숙성을 확보했다. 주행 모드와 연동해 가상 엔진 사운드를 출력해 주는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Active Sound Design)도 있어 경쾌한 엔진 사운드를 구현한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식하고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Preview Electronic Control Suspension)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이 작동하는 조건이 아직은 보편적이지는 않다. 속도와 과속방지턱의 높이 등이 조건에 맞아야 한다. 간간이 이 기능이 작동하는 조건에서는 운전자가 도로의 요철을 느끼지 못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깜빡이로 하는 차로 변경

자율 주행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최신 기술이 다 들어갔다.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Intelligent Speed Limit Assist),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Navigation-based Smart Cruise Control),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HDA II, Highway Driving Assist II) 등이 작동해 운전자가 잠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정도의 시간은 GV70가 벌어준다.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는 도로의 제한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주행속도를 조절해주는 주행 안전 기능으로 전방 카메라에서 인식된 표지판 정보 또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기능이 작동한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안전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주행 편의 기능이다. 진출입로에서도 안전한 속도로 차를 제어한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HDA II)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뿐만 아니라,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스티어링 휠 제어로 차로변경을 도와준다. 저속으로 주행 중인 정체 상황에서도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는 재주를 부린다.

방향지시등만으로 차로를 변경하는 기능은 GV80 때와 비교해 많이 똑똑해졌다. 방향지시등으로 변경할 차로를 일러주면 전후 좌우 차량 통행 상황을 파악해 안전하게 차로를 바꾼다.

▲지문 인증으로 간편 결제

현대차그룹이 자랑하는 커넥티드 카 기술도 눈 여겨 볼만하다.

세계 최초로 GV70에 적용된 신기술은 ‘차량 내 간편 결제 제네시스 카페이 연동 지문 인증 시스템’과 레이더 센서 기반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Advanced ROA, Rear Occupant Alert)’이다.

차량 내 간편 결제 제네시스 카페이 연동 지문 인증 시스템은 제네시스 카페이와 연동된 지문인증 기술이 적용돼, 간편 결제 시 지문 인식만으로 결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하던 일을 차가 하는 시절이 왔다.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은 기존 초음파 센서보다 더욱 정교한 레이더 센서를 쓰고 있다. 후석 승객의 팔과 다리 등 큰 움직임뿐만 아니라 호흡에 의한 흉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아이가 잠들어 있어도 알아챈다는 얘기다.

내비게이션은 개선된 증강현실(AR) 기술이 들어갔다. 기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안내 지점과 무관하게 좌/우 방향 아이콘만 표시했지만 개선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에서는 안내 지점과 진출 방향을 기준으로 정확한 안내 아이콘을 표시한다.

또한 지도 상 목적지와 경유지의 실제 위치에 아이콘을 표시하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 전방 차량과 차간거리 설정 단계를 표시하는 등 ADAS 연동 정보도 강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100c@osen.co.kr